대전문화재단은 인사권과 예산 등 운영 전반에 있어 대전시의 관리 감독을 받고 있다. 이는 10년 동안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할 수 없는 갇힌 조직, 전문인력을 키워낼 수 없었던 한계로 꼽힌다.
17일 열린 ‘신천식의 이슈토론’ 참석자들이 인사와 예산권 등 대전문화재단의 독립성 보장에 한목소리를 낸 이유이기도 하다.
조성칠 대전시의원은 '팔길이 원칙'을 강조했다. 조 의원은 "조직 개편과 인사, 예산에서 독립이 필요하다. 다만 관에서 지원받지만 간섭받지 않는 팔길이 원칙이 필요하다. 어느 정도 독립성을 갖고 인사나 예산을 편성해야만 제대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길공섭 동구문화원장은 "전통나래관, 대전문학관을 재단에서 총괄하는데 이보다는 전문단체가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군살을 빼고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이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예술 분야에 전문성을 고려해 위·수탁 기관의 운영 주체를 분리하고 풀뿌리 문화, 생활문화, 토착문화를 활성화해 공유하는 것이 문화재단의 본래 역할임을 꼬집었다.
황효순 문화전문가는 "적재적소에 필요한 전문가가 부족하다. 재단 대표에겐 예술과 경영능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전시가 관여할 수밖에 없는 대전문화재단의 한계성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신천식 박사는 "역대 대표이사 가운데 5명 중 4명이 중도사퇴했다. 이는 개인적인 문제도 있지만, 조직과 시스템의 문제로도 볼 수 있다"며 "인사나 예산에서 적절한 책임과 권한을 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질문했다.
조성칠 의원은 "대표를 뽑아 놨으면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데, 문화재단은 시가 관여할 수밖에 없었다. 자체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기관이 아니고 대전시 예산을 받아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작년까지는 대행사업비를 지급했다. 이는 대전시 주무관이 문화사업에 대해 총괄하고 책임을 져야 했다. 과정을 보면 문화재단 대표가 주무관을 상대해야 하는 시스템이었다. 다행히 올해부터는 대행사업비를 출연금으로 전환했고, 문화재단 직원들이 정책적 판단을 해서 예산 배분을 할 수 있도록 책임을 줬다"고 설명했다.
길공섭 원장은 "대표에게 권한을 줬으면 그만큼 행동할 수 있도록 보호해줘야 한다. 올해부터 예산은 독립성을 확보했으니, 투명성만 갖춘다면 문화재단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황효순 문화전문가는 "대표를 뽑을 때 시가 크게 간섭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치적 입김이 들어가면 전문성이나 경영성 없는 분들이 많다. 산적한 현안을 해결할 문화행정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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