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광장] 코로나로 인한 변화, 그리고 교통정책

  • 오피니언
  • 목요광장

[목요광장] 코로나로 인한 변화, 그리고 교통정책

대전세종연구원 이재영 선임연구위원

  • 승인 2020-06-17 13:58
  • 신문게재 2020-06-18 18면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이재영
이재영 선임연구위원
요 며칠 코로나가 심상치 않다.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도 어렵다. 감염병은 우리의 삶을 통째로 뒤틀어버렸다. 비대면을 일상으로 만들어버렸다. 불요불급한 일로는 가지도 만나지도 않게 된 것이다.

비대면의 일상화는 통행 변화로 나타났다. 우선, 승용자동차와 대중교통의 이용이 감소했다.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대전 시내 주요 도로의 교통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8.5% 감소했다. 코로나19가 절정에 달했던 3월에는 12.1%가 감소했다. 같은 기간 도시철도 이용객은 작년 동기 대비 32.4%가 감소했으며, 3월에는 55.3%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전거 이용률은 크게 증가했다. 타슈 이용객은 2월에서 4월까지 51.8% 증가했다. 특히, 3월에는 76.8%가 증가했다. 또한, 전동킥보드, 전동휠과 같은 퍼스널모빌리티(일명 PM)의 이용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는 적어도 최근 수십 년 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큰 변화다. 정책 방향을 수정해야 할까? 변화를 즉각적으로 정책에 반영해야 되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을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에도 교통정책에서 감염병 상황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우선, 코로나19 이전의 상황으로 완전하게 되돌아가기도 어렵고 돌아간다 하여도 또 다른 감염병 우려가 상존하기 때문이다. 방역전문가와 미래예측 전문가들 역시 대체로 코로나의 완전 종식을 희박하게 보고 있다. 감염병 예방은 상수인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코로나19로 많은 사람이 정보통신기술을 체험했다. 코로나로 어쩔 수 없이 IT 기기를 활용했지만, 결과가 의외로 좋았다. 어떤 회사에서는 코로나 이후에도 비대면 업무를 대폭 늘리겠다는 곳도 있다. 정도의 문제겠지만 통행행태가 변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세 번째는, 자전거와 보행, 전동킥보드 등 비동력수단과 개인 이동수단이 대안교통으로 떠오른 점이다. 비동력수단은 이전에도 사회적으로 권장되는 수단이며, 퍼스널모빌리티는 전 세계적으로 그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결국, 교통정책 측면에서는 감염병이라는 상수가 추가된 것이다. 다만, 향후 교통정책은 기존 정책과 감염병 상황이라는 두 가지 상황을 동시에 충족하여야 하며 환경적·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이어야 한다는 전제를 둘 필요는 있다.

우선, 이용밀도를 낮추어야 한다. 대중교통은 이용객의 밀도를 고려하여 혼잡시간대 운행빈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또한, 유연근무제, 시차출근제를 강화하여 출퇴근 시간대에 과도하게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여야 한다.

둘째, 비동력 및 개인교통수단을 적극적으로 장려할 필요가 있다. 자전거와 보행, 퍼스널모빌리티 등은 감염병 상황에서 유효한 수단일 뿐 아니라 환경적으로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시설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전거를 대중교통과 연계시키고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 볼 수 있다. 마침, 퍼스널모빌리티는 금년 12월부터 자전거도로 이용이 가능해졌으므로 자전거도로의 개선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셋째, 자동차 중심의 도로운영을 보행자, 자전거 중심으로 재편할 필요가 있다. 운영뿐 아니라 도로공간구조도 재편할 필요가 있다. 보행과 자전거는 전체 통행량의 40%를 넘는데, 그동안 보도와 자전거도로는 차도에 딸린 보조공간일 뿐이었다. 자전거와 보행이 경쟁력 있는 수단이라면, 도로 이용 주체 간 공간적 형평을 맞출 필요가 있다. 서구에서는 그렇게 바꾸는 예가 흔하다. 덴마크는 도로공간을 보행자와 자전거, 자동차가 각각 1/3씩 공평하게 나누어 쓰고 있다. 도로공간은 이미 만들어져 있으니 운영과 실행의 문제다. 단지, 필요한 것은 관성에서 벗어난 발상의 전환일 뿐이다.

코로나19로 모두 지쳐있다. 그러나 어려움 속에서도 긍정적인 변화들을 끄집어낸다면 좀 더 나은 사회로 가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대전세종연구원 이재영 선임연구위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