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특별히 잘못하지 않은 것 같은데 타인으로부터 이런 취급을 받으면 처음에는 뭔가 하는 생각이 들다가 계속 비슷한 상황이 지속되면서는 마음속에 부정적인 감정이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 이럴 경우 스스로를 해치거나 타인에 대한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극단적인 경우도 발생하게 되는데 우리가 흔히 미디어에서 접하는 분노범죄가 그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화와 분노는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줬던 원인제공자에게 향하기도 하지만 대개자신보자 약자에게 푸는 경우가 오히려 더 흔하다고 볼 수 있다. 가정폭력 가해자들의 공통점이 화가 나는 것을 참지 못 하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 내면에는 낮은 자존감과 열등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화 또는 분노의 감정을 우리는 어떻게 잘 해결할 수 있을까? 그 방법은 여러 가지 있을 수 있으나 대표적인 몇 가지만 들어보면 물리적으로 상황을 회피하는 것으로 감정적으로 격해져 있을 때는 우선 그 장소를 떠나는 것으로 의식을 전환하는 것이다. 부부싸움이 격해질 것 같다거나 아이의 잘못에 지나치게 화가 난다고 느껴지거나 할 때는 우선 내가 '화가 났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자리를 비운 뒤 혼자만의 공간에서 마음이 아닌 몸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때 할 수 있는 행동으로는 크게 호흡하기, 주변의 풍경을 바라보면서 있기와 같은 것이 있다. 그러나 만약 자리를 피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면 본인이 화가 났다는 사실을 상대에게 알리거나 마음속으로 구구단 외우기, 푹신한 물건을 만지기와 같은 활동 등을 통해 감정을 전환하여야 한다. 또한 실리를 따져 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순간의 화를 참지 못 하는 것이 추후에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올 것인가에 대해 따져보는 것 등이 필요하다.
지금 당장 화가 나서 못 참겠는데 무슨 말인가 싶겠지만 평소에 본인의 감정을 인지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다보면 화가 나는 순간에도 이를 알아챌 수 있고 무조건 참는 것이 아닌 긍정적이고 건강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감정이 스스로 조절하기 힘든 정도라면 전문가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신호이므로 무시하지 말고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선뜻 병원에 가는 것이 망설여진다면 대전 5개구에 위치한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1577-0199)를 통해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으므로 내 안의 화와 분노가 나날이 커지기전에 망설이지 말고 SOS를 치는 것이 필요하다. <권현미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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