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중인 테미오래 모습. |
시기적으로 전시와 공사 일정이 오는 10월까지 5개월간 맞물리면서 '불편하지만 어쩔 수 없는' 사태는 지속될 수밖에 없어 졸속 개관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찾아간 테미오래는 약한 비가 오는 가운데 주요도로가 모두 갈아엎어진 상태였다. 돌과 흙이 엉긴 도로는 제대로 걷기 불편했고, 자동차로 낮은 언덕을 올라 주차장으로 이동하기도 수월치 않았다. 테미오래 입구에는 '공사 중'을 표시한 안내판이 놓여 있었는데, 출입을 금지한다는 것으로 보였다. 이는 전시관을 방문하는 관람객에게는 전시 중단 등 오해를 살 요지가 충분해 보였다.
흙길을 걸어 테미오래 내부로 진입하자 소담한 풍경을 자랑하던 관사촌은 공사장을 방불케 했다. 관람객들이 걸을 수 있도록 도로 중앙은 최대한 단단한 흙길로 다져 놓았지만, 전체 풍경은 심란함 그 자체였다.
물론 코로나19 영향으로 평일과 주말 관람객이 예년만 못한 상태고, 전시관 내부는 외부 공사와 관련이 없다 하더라도 접근성에서 오는 불편함은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주말 테미오래를 다녀온 한 관람객은 "전시 관람은 재밌었는데, 밖으로만 나오면 어수선한 터라 오래 머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공사는 '관사촌 근대문화거리 조성사업 토목공사'로, 오는 10월까지 진행된다. 도로 공사뿐 아니라 하수관로 설치, 냉방시설 전기 공사, 방송시설 장비 구축, 전선주 공사가 맞물려 있다. 그러다 보니 대전시 단독이 아닌 시 관련 부서, 중구청, 한전 등 여러 기관이 협업해 진행 중이다.
관계기관은 충분한 협의를 거쳤지만, 전시일정 이전에 공사를 마무리할 수 없었다는 행정의 한계를 밝히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당초 큰 도로를 반반씩 구역을 나눠 통행에 최대한 불편함을 없애려고 했으나 장비가 들어가야 해서 여건이 되질 않았다. 공사를 하긴 해야 하는데 여러 부서가 협업해야 하는 일이다 보니 전시일정과 함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테미오래는 10호 관사 전체를 오픈한 상태다. 코로나19 여파와 내외부 공사로 인해 관람객 수는 적지만 기획 전시와 작가 레지던시 사업은 충실하게 이행되고 있다.
김미정 테미오래 촌장은 "전체적으로 어수선하고 불편하지만 이런 공사나 준비 과정을 보여주는 것도 과정이다. 주민과 시민들에게 성장하고 발전하는 테미오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접근성 측면에서 다소 불편하겠지만 소소하게 사회적 거리를 지키며 관람객들이 테미오래를 찾아와주고 있다.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하는 전시나 프로그램을 구상해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도로와 하수관로 사업은 10월까지 이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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