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코로나19와 함께 하는 대학 새내기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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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코로나19와 함께 하는 대학 새내기들에

강병수 충남대 교학부총장

  • 승인 2020-06-16 09:56
  • 신문게재 2020-06-17 19면
  • 신가람 기자신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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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수 충남대 교학부총장
코로나19가 지구촌을 단절(斷切)의 세계로 몰아가고 있다. 학교에서 코로나19 대책위원장을 맡아 안전을 최우선 하면서 학생들을 단절의 세계로 안내하게 됐고, 이제 학생들도 비정(非情)의 비대면(非對面) 단절의 세계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있는 것 같다.

이 와중에 가장 걱정이 되는 학생들은 올해 입학한 새내기들이다. 종강(終講)이 되어 벌써 1학기가 끝나간다. 새내기들을 직접 만나 보지는 못해도 사이버로 상담해 보면 대부분 고교시절 가졌던 중압감에서 해방은 되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캠퍼스 생활을 누리지도 못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면서 한 학기를 보내는 것 같다.

교수로서 참으로 답답하고 미안한 생각이 든다.

필자의 경험을 돌이켜 보면, 새내기 때에는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나 미래는 암울했지만 군사정권에 대항해 싸우면서도 꽤 낭만적이고 즐거웠던 것 같다.



그러나 밥 먹듯 하던 휴강 이외에는 대학생활에서 깨우치고 연마해야 할 일들에 대해서 누구도 자세하게 가르쳐 준 적이 없었다. 세월이 훌쩍 지난 지금 조금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새내기들은 "대학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대학에서 무엇을 갈고 닦아야 하는지?" 궁금해 할 것이다.

충남대학교가 창의·개발·봉사를 건학이념으로 삼고 있듯이 대학의 3대 기능은 교육, 연구, 봉사이다. 대학을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는 기관이라고 보면 교육이 첫째로 중요하다.

대학 4년 동안 많은 전공과 교양과목을 이수하지만 사회에 진출할 때 필요한 예절 교육은 등한시되고 있다. 교육의 으뜸은 인성교육이다.

구세대적인 표현일지 모르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예의범절(禮儀凡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회에 진출했을 때 평균적인 예의범절을 모르면 소외당하기 쉽고 능력을 인정받기도 힘들다.

최소한의 예의도 모르는 사람을 만날 때 피하고 싶은 심정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대학 다닐 때 좋은 태도와 예절을 몸에 익히고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반성하는 삶을 사는 연습을 해야 한다.

해서, 우리는 오래전부터 대학인을 지성인(知性人)이라고 불렀다.

다음은 '발상(發想)의 전환(轉換)'이다.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하나의 사건이나 사실을 여러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시각과 새로운 생각을 끌어낼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독서와 사색, 그리고 편견을 버리고 머리가 깨끗한 상태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내는 연습이 필요하다. 창의성은 바로 발상의 전환에서 나온다.

세 번째는 봉사이다. 봉사하는 마음은 '측은지심(惻隱之心)에서 비롯된다. 어려운 사람을 보면 측은한 생각이 들어야 한다.

측은지심이 발현되어 실천행위로 나타날 때 진정한 사랑과 사회공헌이 되며 내면으로부터 알 수 없는 기쁨이 흘러나온다. 그러나 측은지심은 바로 길러지지는 않는다. 하여, 대학생들이 보통 사람들이 하기 싫거나 힘든 일을 골라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측은지심을 기르고 측은지심을 바탕으로 진정한 사랑실천 행위와 사회공헌 정신이 샘솟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정신의 발로가 학교로 향하면 애교심, 지역사회로 향하면 애향심이 된다.

지금까지 교수로서 인생을 돌이켜 보면, 대학이 인간을 성숙시키고, 대학이 학교나 지역사회를 바꾸어 나갈 수 있다는 '희망과 보람'을 일깨워 주었다.

대학 무용론(無用論)을 말하는 이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대학에서 예의범절을 익히고, 끊임없이 발상의 전환을 연마하며, 측은지심에 비롯된 사랑실천행위를 한다면 새내기들의 4년 후 미래상은 창의성을 가진 따뜻한 지성인의 한 모습이 될 것이다.

강병수 충남대 교학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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