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대전바이오, 코로나 이후를 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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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으로]대전바이오, 코로나 이후를 대비하자

최수만 대전테크노파크 원장

  • 승인 2020-06-15 13:54
  • 신문게재 2020-06-16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최수만 TP원장
최수만 대전테크노파크 원장
미래학자 스탠 데이비스(Stan Davis)는 '미래의 지배(2002)'에서 2020년대 말 정보경제가 꽃을 피운 뒤 종말을 고하고, 바이오경제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 내다봤다. OECD도 바이오경제(bioeconomy)를 "바이오 기술의 발전으로 신제품의 보급과 서비스의 향상을 통해 인류에게 편익을 가져다주는 다양한 경제활동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정의했으며 2030년 즈음 IT 혁명을 넘어 바이오경제 시대가 열릴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바이오산업에 대한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고 바이오산업에 대한 관심과 집중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바이오경제 시대는 우리 예상보다 훨씬 앞당겨지고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바이오경제 시대를 바라보는 우리의 머릿속에 기회라는 말이 떠오르는 건 최근 몇 달간 K방역이라는 말로 대변되는 우리 바이오 기업들의 약진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지난 2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될 즈음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코로나19 진단기기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을 한 바 있다. 신속한 정책적 판단이 중요했지만,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발 빠르게 제품을 개발해낼 수 있었던 바이오 기업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현재 우리 진단기기 기업들은 단군이래 최고의 실적을 내고 있다. 실제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올 1월 62억원이던 수출액이 4월에 1773억원으로 급속히 증가했으며, 전세계 100여개국이 넘는 국가에 진단기기를 수출하고 있다.

진단기기 기업은 크게 성공하기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해외에서 먼저 인정을 받고 있는 기업들에게 박수와 성원을 보내야겠지만, 이러한 성공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부터가 더 중요한 시점이다.

우리 정부의 정책과 방향도 바이오 기업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판 뉴딜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대응에 시동을 걸고 있고, 언택트(비대면) 산업으로 대표되는 비대면 의료 등 2002년 의료법 개정 이래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부분은 논외로 하더라도, 유전자 데이터나 AI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진단·치료나 진단기기·치료제·백신 등을 신속하게 개발하고 사업화하기 위한 지원생태계를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또한 정부가 코로나19에 대한 치료제나 백신을 조속한 시일내 개발·공급하기 위해 민관 전문가로 구성된 협의체를 가동하고, 긴급임상시험 등 제도적 지원을 통해 신속한 대응을 해나가고 있는 건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대전시는 지난해 말에 지정된 바이오메디컬 규제자유특구를 통해 체외진단기기 기업의 연구개발 및 시장진입을 지원하기 위한 규제 개선과 산병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치료제나 백신 등 분야로 점차 확대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바이오클러스터 생태계를 구축해 간다는 전략을 구체화하고있다.

정부는 정책적 지원과 과감한 규제의 혁파로 제도적 환경을 만들어 주고, 지자체는 장기적인 비전과 전략을 가지고 흔들림 없이 지역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산업적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또 지역에 있는 병원이나 출연연, 대학은 기업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수 있는 기술적 환경을 만들어 상호간 역할 분담을 통한 빠른 의사결정과 개발 환경이 조성 되어야만이 앞으로 다시 닥쳐올 팬데믹에도 흔들림 없이 대처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바이오경제 시대를 선점하기 위한 소리없는 전쟁에 대전시를 비롯해 모든 주체들이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이제부터라도 시급하고 중요한 것부터 신속하게 준비해 나간다면 대전 바이오 기업들은 향후 큰 빛을 보게 될 것이다.

최수만 대전테크노파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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