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회 전국체육대회 로고[이미지=홈페이지 캡처] |
코로나19 여파로 잠정 연기됐던 소년체전이 사실상 취소된 가운데 국내 최대 스포츠 축제인 전국체전도 위기를 맞고 있다.
올해 개최지였던 경북도가 코로나 감염병 사태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자 정부에 1년 연기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지역 체육계는 경북도의 선제적 대응조치에 대해 이해는 한다면서도 전국체전에 자신의 생계와 커리어가 달려 있는 선수들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 10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영상회의에서 오는 10월(8∼14일) 구미 등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101회 전국체육대회 연기를 정부에 건의했다.
이 지사는 이날 "전국체전에 선수 등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상황이 발생해서는 안 되고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방역 당국과 문화체육관광부가 논의해 올해 대회를 연기해 내년에 여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7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은 12일 경북도가 제안한 전국체전 연기 건의와 관련 대책을 협의했다. 하지만 첫 만남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전국체전의 경우 이미 2024년까지 개최도지가 확정된 상태로 지자체끼리 협조와 이해 없이 대회 연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당장 내년 개최도시인 울산시가 전국체전 순연 개최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10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내년 울산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의 개최에는 변화가 없다. 지금까지 준비해온 대로 진행 할 것"이라고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상황은 지켜보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울산이 양보하더라도 이미 차기 개최 예정지로 결정된 전남(2022년), 경남(2023년), 부산(2024년) 등도 의견 수렴도 필요하다.
전국체전을 유치한 지자체는 1년 후 전국소년체육대회, 2년 후 전국생활체육대축전 등도 연기된다는 점에서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특히 2022년도에 지방선거가 치러진다는 점에서 단체장들은 임기 내 국내 최대 스포츠대회인 전국체전 개최를 바랄 수밖에 없다.
101회 전국체전 연기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지역 체육계는 정부의 올바른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대전시체육회 이주일 체육진흥본부장은 "시도 간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우선 이런 부분을 잘 풀어야 할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선수들이 문제다. 전국체전은 선수로서 진로와 연봉, 국가대표 발탁 여부 등 큰 영향을 주는 가장 중요한 경기인데 상황이 이렇게 되니 어려움이 있다. 시도 체육회로써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는 "경북은 다른 지역과 달리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지역이다. 이번 연기 결정은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입장으로 선제적으로 대응을 잘한 것으로 본다"며 "남은 4개월 동안 대안(프로그램, 분산개최 등)을 찾지 않으면 해결이 안 된다. 정부와 대한체육회에서 고민을 해야 한다. 특히, 선수들의 생계 문제도 직결돼 경우의 수가 많은 만큼 다양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체전은 대한체육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다. 전국체전은 전국 각 시도를 중심으로 우정과 화합을 목적으로 열리는 종합 경기대회다.
국제대회를 제외하면 가장 권위가 높은 공식 대회다. 전국체전은 일제강점기인 1920년 경성부에서 처음으로 열렸다. 현재까지 1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박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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