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국내로 다시 들어오면서 비수도권이 아닌 수도권에 터를 잡는 기업에도 국고 지원이 이뤄지면 지역경제에 직격탄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3일 내놓은 제3차 추가경정 예산안에서 유턴 기업 전용 보조금으로 200억 원을 편성했다. 앞서 1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 6차 비상경제회의에서 '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국내 전 지역을 대상으로 입지 및 시설투자 이전비용 등을 지원키로 한 것에 대한 예산이다.
그동안 정부는 해외에서 비수도권으로 유턴한 기업에만 보조금을 지급해 왔는데 이번에 지급 범위를 수도권까지 확대한 것이다.
수도권 유턴 기업에 대한 지원은 첨단산업 관련 기업이나 연구개발(R&D) 센터로 대상을 한정했다지만, 이 정책이 본격화 될 경우 충청권 등 지방의 타격은 불을 보듯 뻔하다.
국토 11% 남짓한 서울과 수도권에 우리나라 인구와 경제력 절반 이상이 몰려 있는 상황에서 일극 집중 현상을 더욱 고착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의 기업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저해할 뿐 더러 미래산업 경쟁력 마저 약화 시키면서 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정책이라는 우려가 높다.
실제 영남권 등지에선 이번 정부의 정책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은 최근 성명서를 내고 "수도권 유턴기업 보조금 지급 방안에 대해 지방산업을 고사시키는 조처라며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지방의 이익을 수도권에 몰아주는 차별적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비수도권 지역의 의원들은 제3차 추경(안)에 반영될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데 여야 없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핏대를 세웠다.
부산지역 143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지방분권부산시민연대도 얼마 전 성명에서 "코로나 사태 이후 국가운영의 핵심 혁신과제 중 하나는 중앙과 지역의 적절한 역할 배분과 권한 조정"이라며 "수도권의 과밀은 재난상황에 매우 취약하다는 것 역시 입증되고 있지 않은가"라고 따졌다.
이어 "이번 대책은 우리의 유례없는 수도권 중심 불균형을 더 고착화하고, 수도권 집중을 더 강화하는 과거지향적인 정책"이라며 정부와 집권당이 책임있는 자세로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충청 정치권의 대응은 미지근하다. 영남 정치권처럼 정부 정책 발표 이후 이와 관련해 규탄 성명을 낸 지역 여야 의원을 찾아볼 수 없다. 며칠 전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조승래 의원(대전유성갑)이 리쇼어링(해외기업국내유턴) 추진 때 균형발전 가치를 담아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을 뿐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수도권 유턴기업 보조금 지급 정책이 시행될 경우 충청권은 물론 지역 산업 전반과 일자리 부분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충청 정치권이 다른 비수도권 지역과 연대해 정부 정책을 바로잡기 위한 시도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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