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환철 청장 |
아날로그 신호는 저장에 제약이 많고 전송과정에서 노이즈에 취약해 원래 신호를 잃어버리기 쉬우나, 디지털 신호는 저장과 전송에 유리하다. 아날로그 신호 최고 주파수의 2배 이상의 속도로 표본 추출(sampling)해 만든 디지털 신호는 원래 신호로 복원이 가능해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로 변환하면 효율적인 정보전송이 가능하다. 더구나 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는 것은 0·1의 디지털 신호여서 결국 디지털이 정보통신기술에 최적일 수밖에 없다.
세상의 모든 데이터는 디지털로 저장되고 전송된다. 바야흐로 디지털 시대다. 디지털 시대에 가장 중요한 자원이 바로 데이터다.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Data·Network·AI : DNA)으로 대변되는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데이터로 세상의 모든 것을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라는 명언으로, 측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측정 가능한 데이터만으로 경영하는 위험성에 대한 우려도 아울러 표명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개별 기업이 측정하기 어려운 많은 정보가 빅데이터로 쌓이고 인공지능으로 분석이 가능하다. 기업의 미래를 위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시장·기술 트렌드 변화에 대처하고 기업의 생산수단·자원을 계량적 데이터로 생성·관리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이제 디지털 데이터는 제2·3차 산업혁명시대의 원유·전기처럼 모든 산업분야에 필수적인 자원이 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활발해진 비대면·온라인 거래와 일부 기업의 근무방식으로 자리 잡아가는 재택근무가 가능한 것은 바로 디지털 매체와 데이터 관리방식 때문이다. 디지털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제도와 인프라도 생겨나, 올해 1월에는 일정 조건의 개인정보는 동의 없이 활용을 허용하는 '데이터 3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5월에는 금융분야의 데이터를 사고팔 수 있는 '금융분야 데이터 거래소'도 개소되었다.
앞으로 세계 경제는 디지털 자원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경제로 빠르게 전환할 것이다. 그래서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로 겪고 있는 경제적 위기상황을 돌파할 한국판 뉴딜의 핵심을 '디지털 뉴딜'로 정했다. 이를 위해 13.4조원 이라는 많은 재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주요 방향으로 'DNA 생태계 강화', '디지털 포용 및 안전망 구축', '비대면 산업 육성' 및 'SOC의 디지털화'로 정했다. 국가 경쟁력의 승부처도 디지털인 셈이다.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정보는 사람의 감각이나 주관적인 용어보다는 구체적인 수치로 표현될 것을 요구한다. '좋다·싫다', '많다·적다'와 같은 막연함이 아니라 '총점 10점에 8점', 'A보다 B는 100포인트 높다' 등 측정·비교할 수 있는 디지털 데이터여야만 의미 있다. 이런 디지털 시대에 가장 필요한 능력이 바로 데이터 '리터러시’(Literacy)다. 리터러시가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이라면, '데이터 리터러시’(Data Literacy)는 데이터를 목적에 맞게 생성·해석·적용하는 종합적인 '데이터 활용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구글 수석이코노미스트 '할 배리안(Hal Varian)'은 "어떤 비즈니스에 종사하든 조직과 개인 모두에게 데이터 리터러시는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역량"이라고 말한다.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막 시작하는 스타트업이나 소상공인에게도 데이터 리터러시는 중요하다. 막연한 기대감이나 감각으로 판단하는 시대는 지났다.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데이터 활용능력을 키운다면, 우리에게 오히려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유환철 대전·세종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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