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 칼럼]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데이터 리터러시'

  • 오피니언
  • 중도일보 독자위원회

[독자위원 칼럼]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데이터 리터러시'

유환철 대전·세종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 승인 2020-06-03 08:32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유환철(대전충남중소벤처기업청장)
유환철 청장
어떤 신호가 연속적(連續的)인 물리량으로 표현된 것이 '아날로그(Analog)'라면, '디지털(Digital)'은 이산적(離散的)인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소리의 높낮이, 빛의 밝기, 바람의 세기 등 대부분의 자연계 신호는 아날로그이지만, 디지털이 대세인 이유는 바로 저장이나 조작의 편리성 때문이다.

아날로그 신호는 저장에 제약이 많고 전송과정에서 노이즈에 취약해 원래 신호를 잃어버리기 쉬우나, 디지털 신호는 저장과 전송에 유리하다. 아날로그 신호 최고 주파수의 2배 이상의 속도로 표본 추출(sampling)해 만든 디지털 신호는 원래 신호로 복원이 가능해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로 변환하면 효율적인 정보전송이 가능하다. 더구나 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는 것은 0·1의 디지털 신호여서 결국 디지털이 정보통신기술에 최적일 수밖에 없다.

세상의 모든 데이터는 디지털로 저장되고 전송된다. 바야흐로 디지털 시대다. 디지털 시대에 가장 중요한 자원이 바로 데이터다.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Data·Network·AI : DNA)으로 대변되는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데이터로 세상의 모든 것을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라는 명언으로, 측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측정 가능한 데이터만으로 경영하는 위험성에 대한 우려도 아울러 표명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개별 기업이 측정하기 어려운 많은 정보가 빅데이터로 쌓이고 인공지능으로 분석이 가능하다. 기업의 미래를 위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시장·기술 트렌드 변화에 대처하고 기업의 생산수단·자원을 계량적 데이터로 생성·관리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이제 디지털 데이터는 제2·3차 산업혁명시대의 원유·전기처럼 모든 산업분야에 필수적인 자원이 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활발해진 비대면·온라인 거래와 일부 기업의 근무방식으로 자리 잡아가는 재택근무가 가능한 것은 바로 디지털 매체와 데이터 관리방식 때문이다. 디지털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제도와 인프라도 생겨나, 올해 1월에는 일정 조건의 개인정보는 동의 없이 활용을 허용하는 '데이터 3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5월에는 금융분야의 데이터를 사고팔 수 있는 '금융분야 데이터 거래소'도 개소되었다.

앞으로 세계 경제는 디지털 자원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경제로 빠르게 전환할 것이다. 그래서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로 겪고 있는 경제적 위기상황을 돌파할 한국판 뉴딜의 핵심을 '디지털 뉴딜'로 정했다. 이를 위해 13.4조원 이라는 많은 재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주요 방향으로 'DNA 생태계 강화', '디지털 포용 및 안전망 구축', '비대면 산업 육성' 및 'SOC의 디지털화'로 정했다. 국가 경쟁력의 승부처도 디지털인 셈이다.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정보는 사람의 감각이나 주관적인 용어보다는 구체적인 수치로 표현될 것을 요구한다. '좋다·싫다', '많다·적다'와 같은 막연함이 아니라 '총점 10점에 8점', 'A보다 B는 100포인트 높다' 등 측정·비교할 수 있는 디지털 데이터여야만 의미 있다. 이런 디지털 시대에 가장 필요한 능력이 바로 데이터 '리터러시’(Literacy)다. 리터러시가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이라면, '데이터 리터러시’(Data Literacy)는 데이터를 목적에 맞게 생성·해석·적용하는 종합적인 '데이터 활용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구글 수석이코노미스트 '할 배리안(Hal Varian)'은 "어떤 비즈니스에 종사하든 조직과 개인 모두에게 데이터 리터러시는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역량"이라고 말한다.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막 시작하는 스타트업이나 소상공인에게도 데이터 리터러시는 중요하다. 막연한 기대감이나 감각으로 판단하는 시대는 지났다.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데이터 활용능력을 키운다면, 우리에게 오히려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유환철 대전·세종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2.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3.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4.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