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 21대 국회는 확 달라져야 한다

  • 오피니언
  • 시사오디세이

[시사오디세이] 21대 국회는 확 달라져야 한다

서준원 정치학 박사

  • 승인 2020-06-01 08:09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서준원사진(2)
서준원 박사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지닌 채 20대 국회가 막을 내렸다. 6월이면 21대 국회가 출발한다. 21대 국회는 초선 의원들이 대거 입성한다. 국정을 챙기는 경험이 일천한 새내기 의원들의 새로운 각오와 열정이 돋보이길 기대한다. 정치 행위의 주체는 사람인지라, 초선의원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중진급 의원들 역시 초선의원들에 대한 배려와 경험공유, 다양한 협조를 발휘해주길 바란다.

우리 국회의 작업환경은 여타 국가보다 일하는 데 불편하거나 부족함이 없다. 오히려 사우나 시설 등 기이한 시설도 있고, 각종 부대시설도 화려하다. 이처럼 열심히 일하라고 배려한 곳이 국회다. 넉넉한 보좌진 구성과 당에서 지원하는 전문위원과 정책연구위원 등 인적지원도 풍족하다. 열심히 일하는 의원 정도가 정책 조언이나 보좌역할을 하는 이런 인적 구성원들을 활용할 뿐, 대다수 의원은 의사당 바깥에만 눈을 돌린다. 의원 개개인의 능력 차이에 따라 이들을 적극 활용하는 폭과 깊이가 다를 것이다. 언론과 국민은 이런 정황을 늘 지켜보고 있다.

국회 사무처에도 법제와 예·결산, 다양한 분야의 정책을 지원하는 부서가 따로 있다. 여기에도 능력 있는 인재들이 자리하고 있다. 국회 도서관은 의원들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사실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의원들이 이전보다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선진국 의회 못지않게 시설과 시스템을 우리 국회는 거의 완비했다. 그런데도 의정활동은 선진국 수준에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다.

비례대표 의원들의 전문성과 경험이 적극 발휘되길 기대한다. 지역구 관리에 신경 안 써도 되는 비례대표 의원들의 전문성과 의정활동이 평가받기를 기대한다. 정치활동은 지혜와 혜안, 열정이 수반돼야 한다. 의원들도 늘 공부하고 연구해야 한다. 국회에선 공부하면서 국정 활동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도 열정도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권력 지향적인 정치활동을 통해 계파활동과 인맥관리가 돋보일 뿐이다. 그래서인지, 정치발전이 참 더디다.



거대 여당은 야당의 협조가 더 절실하다. 여차하면 힘으로 밀어내는 오만과 독선이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선진화법의 배경과 원칙을 21대 국회는 깊게 인지해야 한다. 아울러 야당은 사사건건 물고 늘어지는 전형적인 구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야당은 다양한 정책을 놓고 치열하게 토론하되, 정부가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은 도와야 마땅하다. 그래야 수권정당으로서의 내공을 키워낼 수 있다. 20대 국회가 최악의 나락으로 떨어진 것은 여당은 물론 야당의 억지와 비이성적 행위 탓이다. 타협과 상생 그리고 상대에 대한 ‘똘레랑스’ 정신을 상실한 정치 행위는 결국은 국민 모두에게 불안과 혼란을 제공할 것이다.

우리 국회의사당이 너무 권위주의적이고 사회주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그런 외형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오래전에 세계정치학회가 열렸을 때, 외국 교수들이 국회를 방문하고 내쏟은 표현이다. 외형은 그렇다 쳐도 사실 국회 내에 권위주의적 요소들이 곳곳에 남아있다. 국회의원이 갖는 특권부터 더 내려놓아야 한다.

국회의장 산하에 ‘의원특권 내려놓기 추진위’의 활동이 제대로 굴러가는지도 회의적이다. 상임위 활동은 국회의 꽃이다. 의정활동 운영과 회의진행 방식엔 민주주의 가치가 늘 상존해야 한다. 여야가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표변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사라지길 기대한다. 여야가 험한 언사로 늘상 다투기 때문인지, 국회는 늘 싸우는 곳으로 이미지가 각인돼 있다. 이젠 새로운 의정문화가 자리해야 한다. 민주주의가 왕성하게 펼쳐지는 토론과 경쟁의 장이 돼야 한다.

여야 의원들은 국민을 대표하는 헌법기관이라는 과도한 자부심 탓인지, 국회에 입성하면 민초를 여기는 태도와 진정성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서로 다투다가도 여야 의원들이 주변 한강변을 함께 산책하면서 토론하는 모습이 보고 싶다. 21대 국회에서는 국민을 대하는 의원들의 진정성과 소탈한 면이 더 표출되길 기대한다.

/서준원 정치학 박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고교 당일 급식파업에 학생 단축수업 '파장'
  2. 대전 오월드서 에어컨 실외기 설치 작업자 추락해 사망
  3. 열악했던 대전 여성노숙인 쉼터…지원 손길로 '확 달라졌다'
  4. "뿌리부터 첨단산업까지… 지역과 함께 혁신·성장하는 대학"
  5. 대전 중구 교육부 평생학습도시 신규 선정 '중구가 대학, 온마을이 캠퍼스'
  1. 대전교사들 "학교 CCTV 의무화, 사건 예방에 도움 안돼" 의무화 입법에 반발
  2. 계룡산성 道지정문화재 등록 5년째 '보류'…성벽과 기와 무너지고 흩어져
  3. 대전 금고동 주민들 "매립장·하수처리 공사장 먼지에 농사 망칠판" 호소
  4. 사랑의 재활용 나눔장터 ‘북적북적’
  5.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헤드라인 뉴스


[르포] 4·2 재보궐 현장…"국민통합 민주주의 실현해야"

[르포] 4·2 재보궐 현장…"국민통합 민주주의 실현해야"

"탄핵정국 속 두 쪽으로 갈라진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고 민주주의가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4·2 재보궐선거 본 투표 당일인 2일 시의원을 뽑는 대전 유성구 주민에게선 사뭇 비장함이 느껴졌다. '민주주의의 꽃' 선거를 통해 주권재민(主權在民) 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발현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저마다 투표소로 향한 것이다. 오전 10시에 방문한 유성구제2선거구의 온천2동 제6투표소 대전어은중학교는 다소 한산한 풍경이었다. 투표 시작 후 4시간이 흘렀지만 누적 투표수는 고작 200표 남짓에 불과했다. 낮은 투표율을 짐..

`눈덩이 가계 빚` 1인당 가계 빚 9600만 원 육박
'눈덩이 가계 빚' 1인당 가계 빚 9600만 원 육박

국내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이 약 9500여 만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40대 차주의 평균 대출 잔액은 1억 1073만 원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은 9553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12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1인당 대출 잔액은 지난 2023년 2분기 말(9332만 원) 이후 6분기 연속 증가했다. 1년 전인 2..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는 어디?... 동구 가오중, 시청역6번출구 등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는 어디?... 동구 가오중, 시청역6번출구 등

숨겨진 명곡이 재조명 받는다. 1990년대 옷 스타일도 다시금 유행이 돌아오기도 한다. 이를 이른바 '역주행'이라 한다. 단순히 음악과 옷에 국한되지 않는다. 상권은 침체된 분위기를 되살려 재차 살아난다. 신규 분양이 되며 세대 수 상승에 인구가 늘기도 하고, 옛 정취와 향수가 소비자를 끌어모으기도 한다. 원도심과 신도시 경계를 가리지 않는다. 다시금 상권이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는 역주행 상권이 지역에서 다시금 뜨고 있다. 여러 업종이 새롭게 생기고, 뒤섞여 소비자를 불러 모으며 재차 발전한다. 이미 유명한 상권은 자영업자에게 비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 한산한 투표소 한산한 투표소

  •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 ‘파면VS복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 ‘파면VS복귀’

  •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