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석 행복청 차장 |
시행한 지 벌써 4년째를 맞고 있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약칭으로는 청탁금지법이 유독 많은 관심을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청렴한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아주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과거에 발생했던 여러 부정부패 사건·사고들이 공직사회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과 함께 국민 정서에 반하면서 청탁금지법이 탄생하게 됐다.
그렇다면 국민이 원하는 청렴한 공직사회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단순히 청탁금지법을 위반하지 않고, 뇌물을 받지 않는 공직사회가 국민이 원하는 청렴한 공직사회의 모습일까? 라는 의문이 생기게 된다. 그러면 오늘날 국민의 정서에 맞는 청렴의 진정한 의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어떤 공직자가 민원인에게 금품을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불친절하고 잘못된 언행으로 민원인에게 불쾌감을 줬다고 가정해보자. 과연 민원인은 그 공직자가 친절하지는 않지만 청렴한 공직자라고 생각할까?
또 다른 사례로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다치게 한 공직자가 청렴결백한 자세로 업무를 처리한다면, 국민은 그 공직자에 대해 청렴하다고 생각할까? 국민은 이런 경우 청렴하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다.
즉, 국민은 공직사회가 단순히 반부패 법령을 위반하지 않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국민을 대할 때 친절하고 공정한지, 더 나아가 공무원으로서 품위를 유지했는지 등을 종합해 청렴하다고 판단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국민은 마주하는 공무원 한 명의 태도를 보고 공직사회 전체를 판단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진정한 의미의 '공직사회 청렴'은 반부패 법률을 준수하는 소극적 범위가 아니라, 국민의 불편을 덜고 편의를 제공하는 적극적인 행정을 의미할 것이다.
따라서 청렴한 공직사회를 위해서는 부패행위의 예방뿐 아니라 민원만족, 친절 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함께해야 하며, 공직자 한 사람 한 사람이 국가와 공직사회를 대표한다는 자세로 국민을 대해야 한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의 주요 업무는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건축, 건설, 주택, 토지' 등 부패에 취약한 분야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음에도, 직원들이 그동안 부패나 비위에 관련하지 않았던 이유는 이러한 자세로 국민을 대함에 있지 않을까 싶다.
그동안 정부의 반부패 개혁 추진결과 국제투명성기구의 부패인식지수(지수점수가 높을수록 청렴 수준이 높음)가 2019년에는 역대 최고수준(59점, 39위/180개 국가)을 기록하고, 유럽반부패국가역량연구센터의 공공청렴지수도 아시아 국가 중 1위를 차지해 우리 사회의 청렴 수준에 대한 인식과 평가가 크게 개선해 가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국민이 체감하는 공직사회의 청렴 수준은 정부의 성과 노력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2019년도 국민권익위원회 부패인식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공무원은 71.6%가 공직사회가 청렴하다고 응답했지만, 일반 국민은 14.7%만이 공직사회가 청렴하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청렴한 공직자에 대한 일반 국민의 생각과 공무원의 인식 차이가 상당히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결과다.
이제, 공직자는 청탁금지법을 지키는 것은 물론 폭넓은 의미의 청렴을 실천하는 공직자로 변화해야 하며, 이런 변화된 물결들이 국민으로부터 공감과 호응을 받을 때 청렴한 공직사회가 정착되지 않을까 싶다.
김용석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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