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인 한밭대 산학협력단장, 링크+단장, 혁신클러스터학회장 |
대덕특구 변화를 살펴보면, 첫째, 독자 기술습득의 엔진을 장착해 한국경제를 추격형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만들어졌다. 즉 역행적 엔지니어링을 토대로 산업별 정부연구소들이 협상력을 장착하였다. 여기에 대기업 중심의 연구소들과 카이스트가 대덕에 안착하였다. 둘째, IMF 위기를 극복하고 연구개발특구가 만들어지면서 출연연의 목표는 연구성과물의 사업화로 확대되었다. 이때 출연연들의 일부 센터들이 분화해 타지역으로 이전하였고, 삼성, LG 등 대기업 연구소들도 수도권으로 이전하고 일부 대기업연구소가 문을 닫는 위기도 발생하였다. 셋째, 원천기술개발을 목적으로 기초과학연구원(IBS, 2011) 등 새로운 연구기관들이 만들어졌다. 특히 IMF 위기로 촉발된 벤처기업들도 성장을 거듭하고, 코로나의 위기 속에서 바이오니아, 수젠텍 등 대덕의 진단기업들은 수출경쟁력을 높였다. 또 바이오시밀러 개발기업인 알테오젠은 코스닥 국내시가총액 7위의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코로나위기 속 K-바이오기업들은 진단(Test), 추적(Trace), 처방(Treatment), 인재(Talent) 등 4가지 T에서 우수성을 보이고 있다.
새로운 50년을 준비하는 대덕특구의 시사점을 구하기 위해 우리가 벤치마킹한 미국 리서치트라이앵글파크(RTP)를 살펴보자. 14년 먼저 출발한 RTP도 50년이 넘으면서 차로 비유하면 겉은 멀쩡해도 속은 새롭게 갈아야 할 처지에 새 엔진을 장착하였다. 마스터플랜 중 눈에 띤 것은 '파크센터'로 약1조9천억원을 투입, RTP의 중심부, 100에이커(약 12만 평)의 IBM 공장부지를 구입하여 기업, 주거, 호텔, 상가, 그리고 야외공연장이 어우러진 복합단지를 만들고 있다. 신임 RTF 스콧 레비탄 대표는 민간출신으로 '파크센터' 실천전략을 제시하였다. 4성급 호텔, 오피스 타워, 아파트, 그리고 푸드 마켓 등이 들어서고, 조각 공원, 5천 명 규모의 공연장, 리서치트라이앵글 고등학교도 옮기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다국적 기업 등 대기업 본사 유치도 들어있다. '스튜디오'의 역할도 눈에 띄다. '스튜디오'는 창의적 활동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해 새로운 가치창출과 가치실현이 이루어지게 하는 곳으로, 기술기반 창업, 중소기업 성장지원, 대기업 혁신지원을 수행한다. 그리고 세 가지 기능을 뒷받침할 '연구센터'를 도입해 더 많은 기업 창출, 중소 및 중견기업으로의 성장, 대기업으로의 도약을 추진 중이다. 여기서 듀크, NC State, UNC 등 대학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뚜렷하다.
대덕특구의 새로운 50년 전략으로 5가지 R, 즉 새로운 사고(Rethink), 개발(Redevelopment), 브랜드(Rebrand), 인재와 기관 유치(Recruit), 위험추구(Risk taking)로 정리해보자. 첫째, 사고의 전환으로 중앙정부 주도의 일방향 접근에서 산학연관 및 시민 참여를 통한 쌍방향의 비전수립과 전략실행이다. 둘째, 새로운 개발전략이다. 특구내 한복판(예, 연구단지종합운동장)에 고도밀집형의 공간개발과 교통 등의 인프라 설계 그리고 특구범위 확대와 기회부여이다. 셋째, 새로운 브랜드이다. 이노폴리스의 브랜드를 강화하고 새로운 가치를 담은 브랜드를 만들어 글로벌 마케팅을 하는 것이다. 넷째, 추격에서 혁신으로 변환을 위한 과감한 위험 추구의 문화를 만드는 노력이다. 마지막으로 기관과 인재의 지속적 유치이다. 글로벌 기관의 유치는 쉽지 않지만 포기할 수 없는 필수조건이다. 동시에 국내외 우수인재의 유치와 함께 유지(retain)전략도 같이 고민해야 한다. 이는 앞의 네 가지 전략실행 여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을 것이다.
최종인 한밭대 산학협력단장, 링크+단장, 혁신클러스터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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