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내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학교육

  • 오피니언
  • 오늘과내일

[오늘과내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학교육

노황우 한밭대 교수

  • 승인 2020-05-24 09:34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노황우
노황우 한밭대 교수
몇 해 전부터 4차산업 혁명과 관련하여 실시간 온라인 수업만으로 교육의 혁신을 이루고 있는 미국의 미네르바 대학(Minerva Schools)에 관한 이야기를 접한 적이 있다. 하버드 대학보다 들어가기 힘든 대학으로 알려진 미네르바 대학은 인공지능의 출현에 따라 기계와 다른 사람이 다른 일은 무엇인가를 배우는 것을 교육목표로 하고 있다. 미네르바 대학에는 도서관도 강의실도 없으며 모든 강의는 녹화된 강의를 듣는 것이 아닌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고 노트북을 피는 곳이 바로 미네르바 대학 학생들의 강의실이라는 것이다. 미네르바 대학의 독특하고 오픈된 교육방식은 기존 대학의 위협요소로 여겨졌으며 미네르바 대학의 혁신적인 교육시스템이 우리나라 대학에 도입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코로나 19(COVID-19)로 인해 불과 2~3개월 만에 우리나라의 대학은 미네르바 대학이 돼버렸다. 아니, 전 세계 대학들이 미네르바 대학처럼 돼 버렸다. 우려와 기대 반으로 시작된 온라인 수업은 처음에는 많은 문제점을 노출도 하였으나 이제는 점차 안정화됨에 따라 특별한 것이 아닌 일상적인 것으로 되어 버렸다.

필자는 코로나 19로 인해 초중고와 대학까지 전 세계 교육현장에 불어닥친 온라인 수업을 계기로 코로나 이후,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 시대의 대학 교육 변화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첫째, 강의실을 벗어난 자유로운 온라인 교육방식이 늘어날 것이다. 인터넷이 되는 곳이면 어디든지 공간과 장소의 제약이 없이 강의할 수 있다. 또 현장에서 실시간 수업도 가능해 데이터 공유와 예시, 피드백을 즉시 제공할 수 있다. 강의실의 틀을 벗어난 자유로운 교육프로그램들은 학생들의 참여와 집중도를 높여 창의성을 향상하게 하는 교육에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해외대학 간 언어의 장벽 없이 온라인 수업을 통한 공동강의, 학점교류, 공동프로젝트 등이 일상화될 것이다. 온라인 강의의 경우 언어를 실시간으로 번역하고 읽고 쓰기가 가능하므로 외국 교수 강의를 통역 없이 우리말로 바로 읽고 들을 수 있으며, 국내 대학교수도 번역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면 해외 대학에 현지 언어로 강의할 수 있고 실시간 채팅을 통해 질문과 답변도 가능하다.

셋째, 대학들이 유학생 모집을 위해 온라인 예비대학(Pre-school) 설립이 확산할 것이다. 해외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고등학교 졸업자를 대상으로 현지에 설립하는 예비대학을 온라인으로 설립하게 되면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소요되는 예산을 상당히 절감할 수 있으며 안정적인 유학생 확보에 도움을 줄 것이다.

넷째, 온라인 수업은 녹화된 강의보다 실시간 강의가 많아질 것이다. 온라인 수업을 해본 결과 학생들이 녹화된 강의보다는 실시간 강의를 선호하였고 만족도도 높았다. 다만 실시간 강의도 녹음해 필요하면 다시보기를 원했다. 실제로 실시간 강의는 대면강의보다 준비를 1.5배에서 2배 정도 많이 해야 하며 강의의 난도도 높다.

온라인 수업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온라인으로 수업하다 보면 대면 수업보다 학생들의 집중도가 많이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업에 대한 동기부여 및 소속감을 높여 참여도 향상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온라인 수업의 경우, 평가에서 대면 평가보다 공정성에 의문을 갖는 경우가 많다. 공정한 평가를 위한 시스템의 개선도 요구된다.

우리가 예상했던 도입보다 코로나 19로 인해 빨리 시작된 대학의 온라인 수업은 우리에게 많은 도전과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온라인 수업과 관련된 기술발전도 가속화되고 정교화될 것이며 관련 산업의 성장도 예측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온라인 수업은 기존의 강의 방식의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으며 대학교육의 한 차원 높은 발전의 전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각 대학에서 온라인 수업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선제적인 제도개선과 이행 여부에 따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학 간 경쟁력은 결정될 것이다. /노황우 한밭대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기고]대한민국 지방 혁신 '대전충남특별시'
  2. 금강환경청, 자연 복원 현장서 생태체험 참여자 모집
  3. "방심하면 다쳐" 봄철부터 산악사고 증가… 대전서 5년간 구조건수만 829건
  4. [썰] 군기 잡는 박정현 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
  5. 기후정책 질의에 1명만 답…대전 4·2 보궐선거 후보 2명은 '무심'
  1. 보은지역 보도연맹 희생자 유족에 국가배상 판결 나와
  2. 안전성평가연구소 '국가독성과학연구소'로 새출발… 기관 정체성·비전 재정립
  3. 지명실 여사, 충남대에 3억원 장학금 기부 약속
  4. 재밌고 친근하게 대전교육 소식 알린다… 홍보지원단 '홍당무' 발대
  5. '선배 교사의 노하우 전수' 대전초등수석교사회 인턴교사 역량강화 연수

헤드라인 뉴스


충청 4·2 재·보궐 결전의 날… 아산·당진·대전유성 결과는?

충청 4·2 재·보궐 결전의 날… 아산·당진·대전유성 결과는?

12·3 비상계엄 이후 탄핵정국에서 펼쳐지는 첫 선거인 4·2 재·보궐 선거 날이 밝았다. 충청에선 충남 아산시장과 충남(당진2)·대전(유성2) 광역의원을 뽑아 '미니 지선'으로 불리는 가운데 탄핵정국 속 지역민들의 바닥민심이 어떻게 표출될지 관심을 모은다. 이번 재·보궐에는 충남 아산시장을 포함해 기초단체장 5명, 충남·대전 등 광역의원 8명, 기초의원 9명, 교육감(부산) 1명 등 23명을 선출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을 놓고 여야 간 진영 대결이 극심해지면서 이번 재·보궐 선거전은 탄핵 이슈가 주를 이뤘다. 재·보궐을 앞..

‘전원일치 의견’이면 이유 요지 먼저 설명한 후 마지막에 ‘주문’
‘전원일치 의견’이면 이유 요지 먼저 설명한 후 마지막에 ‘주문’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과 관련, 헌법재판관들의 의견이 ‘전원일치’이면 이유의 요지를 먼저 설명한 후 마지막에 ‘주문’을 낭독한다. 헌법재판소의 실무지침서인 ‘헌법재판 실무제요’ 명시된 선고 절차다. 재판관들의 의견이 엇갈리면 주문 먼저 읽은 후에 다수와 소수 의견을 설명하는 게 관례지만, 선고 순서는 전적으로 재판부의 재량에 달려있어 바뀔 수 있다. 선고 기일을 4일로 지정하면서 평결 내용의 보안을 위해 선고 전날인 3일 오후 또는 선고 당일 최종 평결, 즉 주문을 확정할 가능성이 크다. 평결은 주심인 정형식 재판관이 의견을..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 공식 첫 걸음…대전지역 금융 기반 기대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 공식 첫 걸음…대전지역 금융 기반 기대

제4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는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이하 소호은행)이 1일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전국 최초의 소상공인 전문은행 역할을 지향하는 소호은행은 향후 대전에 본사를 둔 채 충청권 지방은행의 역할을 일부 수행하며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소호은행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상공인 맞춤형 금융서비스 계획을 발표했다. 컨소시엄을 이끄는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KCD) 대표는 "대한민국 사업장의 절반 이상이 소상공인, 대한민국 경제 활동 인구의 4분의 1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 사랑의 재활용 나눔장터 ‘북적북적’ 사랑의 재활용 나눔장터 ‘북적북적’

  • 재·보궐선거 개표소 설치 재·보궐선거 개표소 설치

  • 3색의 봄 3색의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