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입법부 수장을 충청권이 가져가면서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착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의장에 오를 박 의원이 그동안 행정부(세종)와 입법부(서울) 이원화로 갈수록 커지는 국정 비효율을 걷어내기 위한 세종의사당 건립 필요성을 줄기차게 주장해온 점이 주목된다.
박 의원은 지난해 구성된 당 세종의사당추진특별위원회에서 이해찬 대표와 함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세종시 소재 부처 관할 11개 상임위와 예결위 세종이전을 당론으로 확정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지난 4.15총선을 앞두고 대전에서 열린 민주-시민당 합동 선거대책회의에선 "국가균형발전 큰 틀에서 충청권 세종시 발전을 미래통합당은 가로막지 말아야 한다"며 "세종 국회 유치에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04년 참여정부 시절엔 열린우리당 신행정수도건설특별위원장직을 맡아 사실상 세종시 산파 역할을 맡은 장본인이기도 하다. 박 의원의 의장 등극이 세종의사당 설치를 위한 천군만마를 얻은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국회의장은 대법원장, 국무총리, 헌법재판소장, 중앙선관위원장 등과 함께 5부 요인에 포함된다. 국정에 대한 발언권의 무게는 물론 국정 운영 이슈를 주도할 수 있는 자리다.
정치권 안팎에선 박 의원 의장 등극으로 문재인 대통령 임기인 2022년 5월 이내에 세종의사당 착공을 점치는 기류도 감지된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2025년까지는 세종의사당을 완공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4·15총선에서 압승한 민주당이 177석 '의석 파워'까지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세종의사당은 문 대통령 대선 공약이기도 한다.
또 다른 충청권 현안인 대전 충남 혁신도시 조성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올 초 국가균형발전특별법 국회 통과로 혁신도시 지정이 가능해진 가운데 든든한 우군이 생겼다는 것이다. 조만간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을 골자로 하는 정부의 '혁신도시 시즌2' 정책이 발표된 이후 우량 기관을 유치하는 데 의장 배출 등으로 높아진 충청 정치권 위상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대전의료원 건립과 충북 방사광 가속기 조기구축, 새 국가발전 축으로 뜨고 있는 강호축(강원~충청~호남) 개발 등 문재인 정부 충청권의 숙원사업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