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혜 극단 새벽 음악감독 |
올해 제29회 대전연극제에서 기존 무대미술과 조명 분야에만 주어지던 '무대예술상'을 수상하며 또 한 번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지혜 음악감독은 클래식을 전공했지만 다양한 장르에 대한 갈증을 느끼던 찰나 인연을 만났다. 교차로에 실린 극단 새벽의 구인광고를 보고 전화를 걸었고, 입단했다. 이제는 한선덕 연출가를 제외하면 극단에서도 어느 정도 '짬밥'이 찬 선배가 됐다.
교차로 구인광고로 시작된 인연은 최근 빛을 보고 있다. 타 극단에는 없는 음악감독의 역할은 연극의 흐름과 퀄리티를 바꿔놓기에 충분했다. 2018년 대한민국연극제에서 '아버지 없는 아이'로 극단 전체가 대통령상을 받았고, 2019년 '곡하고 노래하리라'는 대전지역 상주단체 대상을 받았다. 그리고 올해는 '해를 쏜 소년'으로 대전연극제 무대예술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김지혜 음악감독은 "연극에서 음악은 극의 흐름과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분야인데, 상이 없는 것이 늘 아쉬웠다. ‘연극음악’의 중요성을 인정받은 것 같아 행복하다"고 웃었다.
김지혜 음악감독은 해를 쏜 소년에서 14분에 달하는 호흡이 긴 음악을 선보였다. 엔딩 한 장 전체가 음악극으로 대본 6장 분량에 이르는 대사가 가사다. 오페라나 뮤지컬에서는 흔한 일이지만 연극에서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다.
김지혜 음악감독은 "작품 배경은 1940년 미국에서 스윙이라는 장르가 들어오면 인기를 끌었다. 장르적 특징과 현장성을 살리기 위해 연극에서는 드물게 드럼, 트럼펫, 첼로, 키보드를 더해 화려한 밴드 구성의 라이브 연주를 선보였다. 악보만 36페이지, 연주시간은 14분이라는 기록을 세운 작품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지혜 음악감독은 한 작품의 작곡을 맡게 되면 리딩부터 연습에 참여하기 위해 노력한다. 극의 내용을 연출가와 상의하고, 배우들이 캐릭터를 완성해 가는 과정을 끊임없이 관찰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김 음악감독은 "극과 음악을 하나로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둔다. 말 속에도 템포가 있고, 장면의 흐름에도 빠르기가 있다. 극이 음악과 같은 색이 될 때 관객에게 가장 잘 전달된다"고 말한다.
해를 쏜 소년 공연을 마무리한 김지혜 음악감독은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 연극 '행복마을 만들기', 음악극 '천고' 공연을 앞두고 있다.
김지혜 음악감독에게 2020년 개인의 기량을 마음껏 뽐낼 기회가 주어진 한 해기도 하다. 테미오래 국내창작 레지던시 예술인에 선정됐고, (사)한국뮤지컬협회가 진행하는 프로젝트 선정돼 김성수 음악감독과도 활동을 앞두고 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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