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까지 여야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시간을 허비할 경우 2022년 3월 예정된 대통령선거 거대 담론에 함몰되면서 또 다시 장기 표류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4.15 총선으로 인해 구성된 21대 국회는 6월 중 개원할 예정이다. 차기 대선까지는 2년이 채 남지 않은 시점이다.
차기대선 정국은 여야가 2021년 9월 추석민심을 파악한 이후 본격 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그해 가을 정기국회가 열리기 전까지가 세종의사당 설치와 관련한 정치권 논의테이블을 차릴 적기로 판단된다. 비교적 여야가 대선 셈법에 얽매이지 않고 이와 관련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추석 이후 대선을 6개월 가량 남은 상황에선 여야 잠룡은 물론 각 당 지도부가 백가쟁명(百家爭鳴) 식으로 주장하는 개헌, 남북관계, 경제 등 거대담론에 가려 세종의사당 설치 동력 확보가 여의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공직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여야의 정략적 계산에 따라 이 문제가 악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같은 상황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선 내년 가을 본격 대선정국 돌입 이전 세종의사당 설치와 관련한 여야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 하다는 지적이다.
21대 개원 이후 충청 정치권의 속도전이 벌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를 위해선 과제가 산적하다. 세종의사당 설치법인 국회법 개정안을 다시 발의해야 한다. 여기에는 2016년 20대 국회 개원 직후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대표발의 했지만 여야가 처리하지 않아 폐기될 예정인 국회법 보다 진일보 한 내용을 담아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민주당이 지난해 당론으로 정한 세종시 소재 중앙부처 관할 11개 상임위와 예결위 이전과 최적 부지로 제시된 전월산 남측 50㎡ 등의 반영이 필요하다.
물론 법안 발의 이후 미래통합당 등 야당과의 협의 과정에서 보다 효율적인 안(案)이 나온다면 이전 규모, 건립 부지와 관련된 조항을 보완할 수 있는 유연성을 열어놓는 것도 중요하다.
더불어민주당 홍성국(세종갑), 강준현(세종을) 당선인과 이춘희 시장 등 세종시 당정은 물론 충청 정치권의 물샐 틈 없는 공조가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정치권 일각에선 21대 국회 개원 이후 여야의 행보가 세종의사당 설치에 대한 진정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2017년 조기 대선에선 여야 5당 후보의 공통 공약이었고 지난 4·15총선에서도 거대 양당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세종의사당 설치에 대해 한목소리를 낸 바 있다.
이같은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아니었음을 스스로 증명하기 위해선 21대 국회 개원 이후 세종의사당 설치를 위한 국회법 개정안부터 시급히 처리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홍성국 당선인은 중도일보와 통화에서 "국회가 열리면 강준현 당선인과 상의해서 세종의사당 설치를 위한 입법작업을 서두를 것"이라며 "세종의사당 설치 명분이 확실한 만큼 여야를 설득 대선 정국 이전에 반드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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