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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렇긴 하지만 넌 노래를 너무 잘하잖냐. 그 실력이 아깝다"며 위로했다. 성량이 풍부한 후배가 노래방에서 노랠 부르면 룸이 쩌렁쩌렁 울렸다. 감정 표현도 풍부해 노래의 맛을 잘 살렸다. 후배가 눈을 지그시 감고 열정적으로 노래를 부르면 우리는 그야말로 오줌 쌀 지경이 된다.
후배는 특히 박윤경의 '부초'를 기가 막히게 잘 불렀다. 흐느끼는 듯한, 호소하는 목소리가 '부초'와 잘 맞았다. 눈물겨운 사연의 여자의 신산한 인생을 영상으로 보는 것처럼, 그렇게 노래를 제대로 표현했다. 박윤경이 울고 갈 정도였다. 노래가 끝나면 우리는 '꺅' 소리를 지르며 '언니'를 연발했다. 후배는 모든 장르를 섭렵했다. 록, 트로트, 발라드 등 도대체가 이런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그래서 후배는 회사에서 인기가 많았다.
우리는 같은 부서에서 나이대가 비슷해 퇴근하면 하릴없이 몰려다녔다. 한창 나이여서 아무것도 아닌 걸로 꺄륵거리며 청춘의 끼를 발산했다. 그 후 후배는 맘씨 좋은 남자랑 결혼해 잘 살고 있다. '화려한 불빛 그늘에 숨어 사랑을 잊고 살지만 울고 싶은 밤이면 당신 생각 합니다 진정 나 하나만 사랑한 당신 강물같은 세월에 나는 꽃잎이 되어 떠다니는 사랑이 되어 차가운 거리를 떠돌다 가지만 당신 모습 따라오네요~.' 박윤경의 '부초'.
우난순 기자 rain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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