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민경욱 의원(인천연수을)이 4·15총선 부정 개표 증거라고 공개한 투표용지가 경기도 구리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13일 선관위에 따르면 기표가 완료된 투표지의 경우 2006년 지방선거 당시 동대문구 선거구에서 85장이 사라진 적이 있지만 기표 전 투표용지가 유출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다.
투표관리관은 본 투표일 투표소에서 투표가 끝난 후 남은 투표용지들을 봉투에 넣고 봉인용 테이프를 이용해 봉인된다.
이후 봉투는 다른 투표 물품과 함께 선거 가방이나 박스에 담겨 개표소로 옮겨져 개표 작업 동안 개표소의 별도 공간에 임시 보관된다. 개표가 끝날 경우에는 구·시·군 선관위가 이를 가져가 창고 등에서 봉인 상태로 보관 절차에 들어간다.
이번에 사라진 6장의 투표용지를 포함해 구리시 수택2동 제2투표구 잔여투표용지도 투표가 끝난 후 봉인돼 개표소인 구리시체육관으로 이동돼 체육관 내 체력단련실에 임시 보관된 것으로 확인됐다.
개표 작업 중 투표자 수와 투표용지 교부 수가 일치하지 않는 점이 확인돼 선관위 직원이 봉인된 봉투를 한 차례 열어 잔여투표용지매수를 확인했는데 이 때에는 문제의 6장은 봉투 안에 들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시점 이후부터 개표 작업이 끝나 구리시 선관위가 봉인된 봉투를 가져갈 때까지 어떻게 투표용지 6장이 사라졌는지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당시 체력단련실 입구를 비추는 폐쇄회로(CC)TV가 없고, 이를 관리하는 별도의 인력 배치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관위 매뉴얼에도 허점이 드러났다. 잔여투표용지 등 투표 관련 서류를 선거 가방에 넣어 별도 지정 장소에 보관·관리한다고만 돼 있을 뿐 보관장소를 관리할 별도 전담 인력배치 내용은 없다.
선관위는 이에 대해 체력단련실은 개표장소와 멀리 떨어진 곳이 아니고 개표장소와 바로 붙어 있는 곳으로 개표소에 질서유지·출입통제 등의 인력을 배치하지만, 체력단련실만 전담하는 인력은 없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투표용지 탈취 행위는 민주적 선거질서를 해치는 중대한 범죄로 매우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으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만큼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민 의원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4·15총선 의혹 진상규명과 국민주권회복 대회에서 기표되지 않은 채 무더기로 비례투표용지가 발견됐다며 이는 사전투표 부정선거의 증거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선관위는 해당 투표용지가 경기 구리시 선관위에서 누군가 탈취한 것으로 보고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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