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 칼럼] 코로나 ABCD

  • 오피니언
  • 중도일보 독자위원회

[독자위원 칼럼] 코로나 ABCD

최병욱 한밭대학교 총장

  • 승인 2020-05-13 08:26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최병욱(한밭대 총장 겸 독자권익위원장)
최병욱 총장
코로나19 사태는 우리의 많은 일상생활을 크게 바꿔놓았다. 가장 큰 변화는 많은 분야에서 언택트(Un-tact, 접촉하지 않는다는 의미)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이러스의 접촉위험으로부터 안전을 지키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언택트 세상은 당분간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러다 보니 동네 식당에는 손님이 없으나 음식을 배달하는 온라인 플랫폼은 거꾸로 호황을 누리게 됐다. 관광과 여행업의 경우는 어쩌면 가장 큰 직접적인 피해를 보았다고 할 수 있다. 코로나의 팬데믹 상황에서 세계 어디든지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곳은 없기 때문이다. 여행을 떠나고 싶은 본능적인 갈증을 TV 여행프로그램으로 해소하거나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을 이용한 디지털 컨텐츠가 대신하기도 한다.

직접 대면하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는 또 다른 분야 중 하나가 교육일 것이다.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모든 교육기관이 과거와는 다른 방식의 비대면 교육으로 전환한 상태다. 소위, 인강이라는 인터넷 강의는 입시공부를 하는 중·고등학교 수험생들에게나 필요한 것이라고 여겨졌으나 이제는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이를 활용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도 그렇고 태생적으로도 한계를 지닌 원격수업은 불편하고 불만족스러울 수밖에 없는 부분이 많지만, 일부에서는 대면 강의에서보다 더 만족스러운 효과를 보기도 한다. 기존의 단순한 강의에서 실현하기 어려웠던 거꾸로학습 (Flipped learning), 프로젝트 중심 학습 (Project based learning)이 용이해진 것이 그런 경우다.



학생들도 불만이 있기는 하지만, 과거보다 늘어난 과제를 적극적으로 수행하면서 스스로 자기주도적 학습을 실천하는 경우다. 또한, 온라인 시험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인터뷰형식 평가를 도입해 단순한 암기 위주 학습을 극복하고 비판적 사고력을 증대시키게 되는 효과를 거두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은 사례들은 모두 교육의 위기를 오히려 성공적인 기회로 활용한 경우라 하겠다.

코로나 위기를 혁신적인 기회로 활용한 대표적인 경우가 코로나 진단키트로 대변되는 우리 대한민국 K-바이오가 아닌가 한다. 그동안 수십 년간 꾸준히 투입된 정부와 민간의 바이오 연구기술개발비와 관련 종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우리나라의 코로나 진단키트는 세계 100여 개국에 수출되는 쾌거를 거두었다. 특히 이들 중 상당수의 기업이 대덕연구개발특구 기업이라는 점은 대전이 코로나 위기극복의 중심지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 같아 더욱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과학기술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자는 지역의 강력한 의지는 최근에 대전의 산·학·연·병·정 기관들을 함께 뭉치게 했다. 카이스트를 비롯한 연구개발특구 기업과 연구소, 충남대학교 병원 등 지역 대형병원, 그리고 필자가 속한 한밭대학교와 대전시 등이 참여해 지난 4월 21일 '항바이러스 건강사회 구현 협의회'를 창립했고, 참여 기관들은 공학·과학기술을 이용해 병원 등 사회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바이러스 감염 예방과 치료기술 개발에 대한 정보공유와 협업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치료제나 백신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많은 사회적인 문제들이 이 협의회를 통해 조금이나마 해결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올해가 시작되면서 많은 사람은 이제 4차 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여기며 이에 대한 준비를 해왔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ABCD (AI, Block Chain, Cloud, Data)이며, 이들 영역에서 기술발전이 필요하다고 하며 이에 대한 역량 강화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이 ABCD는 조금 다르게 해석되기도 한다. 언택트 제조를 위해 생산은 자동화(Automation)되어야 하며, 바이오 헬스케어(Bio-Healthcare) 분야의 꾸준한 발전이 필요하며, 원격시대에 활용될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Contents)와 온라인 주문에 대응하는 빠른 배송(Delivery) 등도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는 데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제 4차 산업혁명의 ABCD와 함께 코로나 시대의 ABCD도 함께 기억해야겠다.

최병욱 한밭대학교 총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월요논단] 2025년 대전시 대중교통의 새로운 변화
  2. 충남, 영화.드라마 촬영지로 각광
  3. 대전시, 韓 일류 바이오도시 도약 총력전
  4. '카카오같이가치' 난방유 지원 ‘난방 온(溫), 행복 ON’
  5. 새들뫼키움어린이집,바자회 수익금 기부
  1. 대전 교육공무직 결원 채용은 교원 부담… 체계적 선발시스템 절실
  2. [DSC 공유대학] '공동학위·산학협력·공공기관 연계' 지역 인재 양성 중심 '우뚝'
  3. '충남 방문의 해' 지자체 연계 관광 활성화 나서
  4. 아산시 송악면 사랑나눔회, 저소득층 가구에 떡국-계란 나눔행사 펼쳐
  5. 대전 중구, 문화2동 공영주차장 조성 완료

헤드라인 뉴스


철도지하화 사업 기반 확보…대전도 올해는 속도낼까

철도지하화 사업 기반 확보…
대전도 올해는 속도낼까

정부가 철도지하화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면서 대전지역에서 추진하는 철도지하화 사업이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국토교통부는 1월 31일부터 '철도지하화 및 철도부지 통합개발에 관한 특별법(이하 철도지하화통합개발법)' 시행령·시행규칙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철도지하화와 철도부지 개발을 통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1월 30일 제정된 특별법의 하위법령이다. 법령에는 역세권 중심의 고밀 복합도시 조성을 위한 특례를 확대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지원 및 개발사업의 체계적 추진을 위한 내용이 담겼다. 특례의 핵..

대전시,  韓 일류 바이오도시 도약 총력전
대전시, 韓 일류 바이오도시 도약 총력전

대전시가 국내 일류 바이오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바이오메디컬 규제자유특구 종료와 바이오특화단지 지정이 교차하는 중대 변곡점에서 각종 규제개선, 연구시설 인프라 구축 등 기존 성과를 바탕으로 기술혁신과 신약개발을 통해 우리나라 바이오산업 패권을 가져오겠다는 전략이다 대전은 아직 수도권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바이오협회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2023년 기준 국내 바이오산업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바이오기업은 서울, 경기지역에 가장 많다. 바이오기업 본사는 서울 286개, 경기 3..

대전서 10년새 가장 많이 오른 외식 메뉴는 비빔밥... 대표메뉴 40~60% 상승률
대전서 10년새 가장 많이 오른 외식 메뉴는 비빔밥... 대표메뉴 40~60% 상승률

대전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주요 외식 메뉴 중 지난 10년간 비빔밥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자장면 가격도 60% 인상되면서 외식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2024년 12월 기준 대전의 7개 외식 메뉴 가격은 적게는 40%에서 많게는 60%가 넘는 인상률을 나타냈다. 해당 기간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비빔밥으로, 2014년 12월 6000원에서 2024년 12월 1만원으로 66.6%나 인상됐다. 직장인들이 점심시간 즐겨찾는 김치찌개 백반도 해당 기간 6000..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양지서당에 찾아 온 ‘입춘대길, 건양다경’ 양지서당에 찾아 온 ‘입춘대길, 건양다경’

  • 마지막 스케이트 즐기는 시민들 마지막 스케이트 즐기는 시민들

  • 추위 실감케 하는 고드름 추위 실감케 하는 고드름

  • 고향의 정 새기며…‘다시 일상으로’ 고향의 정 새기며…‘다시 일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