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방역 수준으로 코로나19 대응이 완화됐지만, 이태원발(發) 코로나가 또다시 고개를 들면서 행사를 미룰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대전국악협회가 주최하는 '전국국악경연대회'는 7월로 연기됐다. 작년에는 4월쯤 진행했으나 올해는 코로나19 국내 확산이 시작된 2월 다른 대회보다 앞서 빠르게 행사를 미뤄뒀다.
대전문인협회 주관인 '제2회 광수사연가 전국시낭송대회', 5월 23일 예정이던 '한밭전국백일장'도 모두 가을로 잠정 연기됐다.
한밭전국백일장은 올해 37회를 맞는 대전에서는 가장 정통성 있는 백일장으로 최대 1000명 이상 운집하는 대규모 행사다. 초·중·고 학생들이 주로 참석하는 전국 행사로, 올해 백일장은 개교와 학사일정에 따라 날짜를 조율할 예정이다. 문인협회는 9월 한글날을 고려하고 있으나 이 또한 낙관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손혁건 대전문인협회장은 "행사들이 다발적으로 가을에 치러지면 공간적인 부분에서도 제약이 있고, 학생이나 일반 참가자들의 참여 여부도 예측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인파가 운집하는 행사가 곤란하다면 회원들 작품을 이용해 시화전을 여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인협회는 당장 7월 예정인 '대전문인협회 여름축제' 개최 여부도 고민 중이다. 신인 등단 시상식이 주요 행사이기 때문에 전국 분위기를 보며 행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내달 4일 예정인 '대전무용제'는 9월 강원 원주에서 열리는 전국대회 일정에 맞춰 무관중으로 진행한다. 공연 위주가 아닌 경연이기 때문에 대표팀을 뽑아야 하는 대회 특성상 일정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김영예 대전무용협회장은 "지역 본선에 참가하는 3팀의 출입자와 스태프 명단을 12일까지 받아 대전시립연정국악원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6월 예정대로 진행하지 않으면 극장 대관이 어려운 탓에 무관중 대회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팀 출전은 6월 4일 본선이 치러지고, 솔로&듀엣은 이달 31일 목원대 무용실에서 오전에는 영상심사, 오후에는 실기를 통해 선발한다. 팀과 솔로&듀엣을 통해 각각 선발되는 최종 결선팀는 9월 전국대회에 대전 대표로 참석할 예정이다.
문화계 관계자는 "올해 정상적인 행사를 치를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며 "가을로 행사가 몰리면 공연장 섭외도 어렵고 축제나 행사의 흥행도 예측할 수 없어 다들 난감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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