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성희 기자 |
부임 후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대외활동보다는 교통과 함께 공동체 치안을 주요 과제로 내걸고 내실을 다지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코로나19 사태 진정에 총력을 쏟았으며 4·15 총선도 무난하게 치렀다. 변하는 치안 환경에서 강인한 경찰의 역할을 강조하면서도 공동체를 위한 섬세한 경찰을 만들겠다는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취임한 지 100일이 조금 더 지났다. 대전경찰청장으로 온 소감은?
▲지난해 12월 31일 부임하고 벌써 100일 하고도 한 달가량이 지났다고 하니 '시간은 날아가는 화살과 같다'라는 말을 실감하는 자리인 것 같다.
교통과학행정의 중추도시인 대전의 치안책임자로 대전 경찰의 일원이 된 것이 무한한 영광이면서, 한편으론 경찰이 처한 엄중한 상황과 시민들의 높은 기대에 무거운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취임한 지 20여 일 만에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나왔고, 21대 국회의원 선거도 치르면서 선거사범이 9건이나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묵묵히 소임을 다해준 대전 경찰 동료들과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을 불편하지만 인내하고 협조해준 대전시민들의 자율적이고 모범적인 시민의식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취임하자마자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은데, 경찰에서는 어떤 역할을 해왔나?
▲코로나19는 정부 차원에서 범국가적 역량을 결집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경찰에서도 업무처리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코로나 극복에 힘을 보태고 있다.
구체적으론 방역적 치안에 중점을 두고 대전 시민의 치안을 살폈다. 대형 재난재해 상황에서는 경찰이 밑바탕을 잘 깔아야 전문분야 인력이 제대로 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마스크 사재기나 자가격리자 위반자를 처벌하고, 유흥시설 단속과 방역 점검 등에 힘써 행정과 의료 분야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다시 한번, 대전시민들의 협조와 인내에 감사드린다.
-취임하면서 '스마트 치안'을 강조했다. 스마트 치안이 생소한 시민들에게 간단하게 설명과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지 알려달라.
▲'스마트 치안'은 치안 데이터를 분석해 과학적 의사결정을 하고 최신 기술을 활용한 경찰 활동을 의미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과거의 수동적 업무방식을 버리고, 데이터와 정확한 근거를 토대로 원인을 분석하고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을 말한다.
일환으로 현재 추진 중인 대표적인 사례는 3년간 교통사고 발생 현황을 분석해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반복하지 않도록 맞춤형 교통 안전대책을 전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3년간 교통사망 사고 발생 현황을 분석해 같은 시기에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맞춤형 교통안전대책을 펼치고 있다. 명절 등 치안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엔 경찰서별 범죄통계와 지리적 프로파일링 시스템을 활용한다.
또 드론전문가 2명을 올해 채용했고, 다양한 유형의 교통사고 데이터 분석을 위해 공학분석관 1명이 근무하고 있다.
아직은 스마트 치안의 개념이 생소하겠지만, 본청에선 빅데이터 정책담당관실을 신설하고 첨단기술을 적용한 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스마트 치안이 경찰 전 분야에 정착할 것으로 예상한다.
사진=이성희 기자 |
▲먼저 인권 분야에 대해선 올해는 수사구조개혁과 자치경찰제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는 경찰의 격변기다. 시민들이 안전함을 느낄 수 있는 치안 서비스와 동시에 신뢰를 높여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시민과 함께하는 공정하고 믿음직한 대전경찰'이라는 비전을 설정하고 여기에 맞춰 4대 추진전략과 16개 주요시책, 74개 세부 추진과제를 세우고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 공동체 분야에선 갈수록 치안환경이 급변하고 복잡해지고 있어서 시민과 지자체 등과 함께 문제점을 진단하고, 최적의 해법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 '치안정책 모니터링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민들로 구성된 시민참여형 치안정책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
교통 분야에 대해선 서울청 교통지도부장과 경찰청 교통국장을 지내며 관심이 많다. 교통에서는 시민의 인식 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안전과 소통이라는 두 가지 상반되는 키워드를 잘 지켜야 하는데, 두 가지 모두를 잘 이룰 수 있도록 여러 정책을 준비 중이다. 또 지자체와 긴밀한 협업을 통해 신호체계나 도로 구조물 등을 안전하고 원활한 소통에 알맞게 고쳐나가고 있다.
-'안전과 소통'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줬는데, 지자체와 어떤 협조가 이뤄지고 있나?
▲대전경찰청은 대전시와 교육청, 교통안전공단, TBN 등과 함께 대전시 교통안전협의체를 구성 운영하고 있다.
최근 협업 사례로는 보행자 교통안전을 위해 도시부 속도를 간선도로는 50㎞, 이면도로는 30㎞로 하향하는 '안전속도 5030'을 추진하고, 신호위반 사고가 많은 교차로 163개의 교통 신호 체계를 정비 중이다.
특히 어린이보호구역에 대해선 대전시와 협업해 150곳의 대전시 전체 어린이보호구역을 대상으로 무인 단속 카메라를 설치할 예정이며, 무단횡단 방지펜스 파손 시에도 즉시 보수할 수 있도록 협의했다.
앞으로도 대전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안전한 교통환경 조성을 위해 대전시 등 관계 기관과 협업을 강화하겠다.
-어린이보호구역과 관련해 최근 '민식이법'이 과도한 형사처벌이라는 논란이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지와 개선이 필요하다면 어떠한 방안이 있는지 알려달라.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방지를 위한 법안인 일명, '민식이법'이 시행됐다. 운전자에 대한 처벌 형량이 과도해 폐지 또는 개정 요구에 대한 여론도 있을 것으로 알고 있지만, '민식이법'은 국회에서 어린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서 형사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만든 법안이다.
우리 청은 본래 법 취지에 맞게 과속단속 카메라 설치와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한 직접 견인을 강화하는 등 어린이 안전확보를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또 입법 취지와 국민 법 감정 등을 고려해 공정한 법 집행이 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본청과 협의하겠다.
-자치경찰제도는 언제, 어떻게 시행될 것이라 보는가?
▲일단 올해 추진하는 것으로 큰 골조는 완성됐다. 아마도 내년엔 완전한 시행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시행시기는 자치경찰제 법률안 통과 이후 시범도시 선정과 기간을 거쳐 전국으로 확대될 것이다.
자치경찰제도에 대해서 국민 안에서도 찬반의 입장이 여전히 큰 것으로 알고 있다. 찬성하는 측은 경찰의 권력을 분권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고, 국가경찰 유지를 강조하는 측은 효율성과 통제를 위해 반대하는 것으로 안다. 올바른 방향으로 시행만 한다면 양쪽에서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민 입장에선 단속기관이 늘어난다는 점에선 피곤해지는 부분도 적지 않다.
-대전 경찰의 부족한 부분은 어떤 것들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계속 강조하는 부분이지만, 취임하면서 수도권에선 이미 시행하고 있는 디테일이 살아있는 스마트 치안, 그리고 공동체 치안이 잘 정착해야 한다. 대전에선 치안정책을 세우고 방향을 잡아 시행하면 반응이 조금 느린 것은 사실이다.
지금보다 수사를 위한 빅데이터 활용을 더 잘 해야 하며, 피해자 구제 측면에서 경찰이 더 집중해야 한다. 여성과 아동, 장애인,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선 '이런 것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디테일과 섬세함이 살아 있는 경찰이 돼야 한다.
대담=윤희진 경제사회부장
정리=이현제·기자·사진=이성희 기자
◆최해영 경찰청장은
▲청주고 ▲동국대 경찰행정학(학사) ▲고려대 법무대학원(법학석사) ▲ROTC 21기 육군 중위 만기 전역 ▲간부후보생 35기 ▲충북청 옥천경찰서장 ▲경기청 연천경찰서장 ▲서울청 인사교육과장 ▲서울청 서초경찰서장 ▲경찰청 인사담당관 ▲ 충남청 1·2부장(경무관) ▲국무총리실(대테러센터) ▲서울청 교통지도부장 ▲경찰청 교통국장(치안감) ▲경기북부지방경찰청장 ▲제15대 대전지방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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