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역량 극대화와 지역발전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충청권 '배지'들의 치열한 포지셔닝 전략이 시작된 것이다.
여의도 안팎에선 이번에도 일부 인기 상임위로의 '쏠림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야 원내지도부의 교통정리가 주목된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를 막론하고 당선인들이 가장 희망하는 상임위로는 국토교통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꼽히고 있다. 부동산과 사회간접자본(SOC), 일자리·산업 정책 등 지역구민의 이해와 맞닿아 있는 각종 현안을 직접적으로 다루기 때문이다.
대전 대덕구에서 당선된 박영순 당선인은 얼마전 중도일보와 인터뷰에서 "혁신도시와 유치를 위한 국토위를 희망하고 있으며 다음으로는 지역적 특성에 걸맞는 산업위와 환노위를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미래통합당 4선 이명수 의원(아산갑) 역시 같은 생각이다. 20대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장을 지는 지역구에 중소기업이 많은 관계로 경제 활성화를 위해 산업위를 희망하고 있다.
자신의 전공분야 또는 정치적 지향점과 연관된 상임위를 노리는 경우도 있다. 대전서을에서 내리 3선에 성공한 판사출신 박범계 의원은 얼마전 중도일보와 인터뷰에서 "상임위원장은 맡을 것으로 보이는 데 전공분야인 법사위나 현재 활동 중인 산업위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평소 지역구인 대전을 중심으로 세종과 충남북 4개 시도에 대한민국을 견인하는 미래성장 벨트를 구축하자는 '충청판 실리콘밸리' 조성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대전중구에서 승리한 황운하 당선인은 평소 검찰개혁을 주장하는 자신의 소신과 같은 법사위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당선인은 얼마전 중도일보와 만나 "아직 상임위 신청을 하지 않았지만, 당에서 전략적으로 법사위에 배치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귀띔했다.
청주흥덕에서 3선에 성공한 도종환 의원은 문체위 활동을 염두해 두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경험을 살리겠다는 취지다.
충남 홍성예산에서 4선 고지에 오른 통합당 홍문표 의원은 농해수위원장 자리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예산이 농촌과 어촌을 끼고 있는 데다 지금까지 의정활동 대부분을 농해수위에서 지냈다는 전문성이 강점이다. 같은당 김태흠 의원(보령서천)도 지역구 특성을 살릴 수 있는 농해수위를 희망하고 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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