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3년차를 맞은 가운데 사업규모만 1조원에 달하고 생산유발 및 고용창출 효과가 수조원 대에 이르는 국책사업을 충청권이 따내면서 명실상부하게 대한민국 신성장엔진으로 도약할 모멘텀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8일 방사광가속기 최종 후보군에 오른 충북 청주와 전남 나주 평가결과를 발표하면서 충청권의 완승을 사실상 선언했다. 지질·지반구조의 안정성과 교통 편의성, 가속기를 활용할 대학·연구기관·산업체의 집적도 등을 평가한 결과, 평가 항목 전반에서 청주가 최적의 부지라고 본 것이다.
실제 충청권은 방사광가속기가 입지할 최적의 부지라는 데 이견이 없다. 국토의 중심으로 전국 어디서든 2시간 이내 접근이 가능한 사통팔달 교통망과 이 일대가 단단한 암반으로 방사광 가속기 운영 때 반드시 요구되는 지질학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인근에는 우리나라 과학기술 메카로 연구개발(R&D) 역량으로 볼 때 타 지역과 비교불가 할 정도로 절대우위를 보이고 있는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자리잡고 있다. 대전에는 또 중이온가속기가 들어서는 국제과학비지니스벨트가 조성 중이기도 하다.방사광 가속기 연구성과 시너지를 극대화하기에 최적화된 환경인 셈이다.
방사광가속기 유치 과정에서 지역 정치권의 노력도 빛을 발했다. 민주당 변재일 충북도당위원장, 조승래 대전시당위원장, 이춘희 세종시당위원장, 어기구 충남도당위원장과 충청권 21대 총선 당선인 19명은 지난달 29일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청주 오창 구축 건의문'을 채택했다. 충북 청주 출신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보좌하고 있는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도 물밑에서 방사광가속기 충청유치에 힘을 보탠 것으로 전해진다. 이밖에 여야 최다선으로 차기 국회의장 0순위로 거론되는 민주당 박병석 의원(대전서갑)과 "방사광 가속기 입지 결정 과정에서 정치논리가 개입해선 안 된다"는 논평으로 충청행에 무게감을 더해준 5선 이상민 의원(대전유성을)의 조력도 컸다.
충청 4개 시·도 지역 주민들의 열기도 빼놓을 수 없는 승리요인으로 분석된다.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충북 오창에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를 유치하기 위한 충청권 도민의 마음과 정성이 담긴 서명이 15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으로 어려운 사회 분위기와 외부 활동을 할 수 없었음에도 충청인들이 국책사업 유치를 위해 뜨거운 응집력을 보여준 것이다.
강제일·청주 오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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