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최대 숙원인 대전 충남 혁신도시 지정을 이끌어 냈고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한 것은 성과다. 반면, 고위직 인사에서의 충청 홀대 현상이 여전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런 가운데 지역 정치권 안팎에선 올해가 문재인 정부 후반부 충청권 도약의 갈림길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으로 지난 2017년 5월 9일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승리했고 이튿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 벌써 반환점을 돌았다.
이 기간 충청권의 최대 성과로는 대전 충남 혁신도시 지정을 이끌어 낸 것이다. 올 3월 국가균형발전특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연내 지정이 가능해 졌다. 그동안 대전시와 충남도는 인근 세종시 건설을 이유로 이 정책에서 제외돼 공공기관 이전 등에서 제외돼 역차별 논란이 제기돼 왔으나 균특법 통과로 해갈이 된 것이다.
앞서 지난해 말에는 공공기관 지역인재 우선채용을 골자로 하는 혁신도시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된 것도 수확이다. 대전의 공공기관 13곳과 혁신도시법 시행 후 개별 이전한 공공기관 4곳 등 총 17곳에 지역인재가 의무 채용된다. 의무채용 비율은 2022년까지 30%로 확대될 예정이며 이 때부터 매년 900개의 일자리가 지역 청년들에게 돌아간다.
세종시가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 거듭나기 위한 마중물을 쏜 것도 문재인 정부 3년동안 충청권이 올린 큰 소득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행안부와 과기부의 세종시 이전을 공약한 바 있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국회에서 해당부처 세종행에 발목을 잡고 있었던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개정됐고 집권 1년 여 만인 2019년 초 행안부가 먼저 세종시에 둥지를 틀었다. 같은해 8월에는 과기부도 내려왔다. 이로써 세종시에는 정부 18개 부처 중 3분의 2인 12개 부처가 집적돼 사실상 행정수도 면모를 갖췄다.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를 위한 밑그림이 그려진 것도 수확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말 국회사무처 용역을 토대로 세종시 소재 정부 관할 11개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옮기는 것을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또 올해 예산안에 세종의사당 설계비 10억원도 확보했다.
문재인 정부 3년 동안 충청권이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장관 등 고위직 인사에서 지역 출신 인재가 좀처럼 등용되지 못한 것이 뼈아프다. 18개 정부부처 장관 가운데 충청 출신은 대전이 고향인 성윤모 장관이 유일하다. 이를 두고 지역 일각에선 충청 홀대론을 제기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후반부 충청권 도약을 위한 선결과제도 수두룩하다. 무엇보다 지역 현안 해결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입법권력을 가져와야 한다는 점이 급선무다. 여야를 통틀어 최다선인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대전서갑)의 21대 국회 전반기 의장선출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같은당 이상민 의원(대전유성을)은 전반기 부의장 후반기 의장도전, 박범계 의원(대전서을)은 당권 도전이 유력시되는 데 이 역시 지역 정치권이 중지를 모아야 하는 대목이다. 대전 충남 혁신도시에 우량 공공기관을 유치하고 국회에 장기 표류 중인 이른바 세종의사당법인 국회법 개정안 처리에도 힘을 모아야 한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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