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된 예산과 자원을 대한민국 과학기술 총아(寵兒)인 오창생명과학산업단지와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자리 잡고 있는 충청권에 집중 투입해 이에 대한 연구성과를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8일 오전 10시 30분 세종시 과기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한다. 충청권 후보지인 충북 청주는 인근 대전시와 세종시와 함께 트라이앵글을 형성, R&D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다.
먼저 국토의 중심으로 전국 어디서든 2시간 이내 접근이 가능한 사통팔달 교통망이 잘 갖춰져 있다. 청주국제공항과 고속철도 경부-호남선 분기역인 KTX오송역,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가 지척이다. 이 일대 부지가 단단한 암반으로 방사광 가속기 운영 때 반드시 요구되는 지질학적 안정성까지 확보했다.
인근에는 우리나라 과학기술 메카인 대덕특구가 있다. 대덕특구 R&D 역량은 다른 지역과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절대적 우위다. 과기부가 지난해 1월 대전시청서 열린 '대전의 꿈, 4차산업혁명 특별시' 보고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한 '전국 5개 연구개발특구' 현황자료에 따르면 이곳에는 우리나라 정부 출연연구소 전체 44곳 중 60%에 가까운 26곳이 있다. 전북(7), 대구(5), 광주(3), 부산(3) 등과 격차가 크다. 특히 방사광 가속기 운영과 연구 컨트롤타워 기능을 할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 있다. 우리나라를 과학기술 강국으로 이끈 코드분할다원접속방식(CDMA)을 개발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RTI)와 직립로봇 휴보를 만든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세계적 연구기관 존재도 든든하다. 문 대통령이 지난 1월 16일 ETRI에서 열린 정부 업무보고에서 "대덕특구에는 최고의 역량과 열정을 가진 연구기관, 과학자, 기업들이 모여 있으며 과학기술 기반으로 경제성장 원동력을 만들고 대한민국의 확실한 변화를 이끌어가는 곳"이라며 극찬했을 정도다. 방사광 가속기 연구성과 시너지를 극대화하기에 최적화된 환경인 셈이다.
사실상 행정수도인 세종시의 존재도 방사광 가속기 충청권 입지 당위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세종시엔 우리나라 과학기술을 총괄하는 과학기술부를 비롯해 18개 정부부처 가운데 12곳이 집적돼 있다.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도 추진 중이다. 정부의 R&D 정책개발이나 현장점검, 예산 확보 등 방사광 가속기 연구현장 인근에서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충청권 탁월한입지 조건 때문에 정략적 판단만 깔리지 않는다면 충청 입지는 기정사실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제 정치권 일각에서도 방사광가속기 입지 결정과 관련한 정치적 셈법을 경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과학기술특별위원회·정보통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이상민 의원(대전유성을)은 최근 논평을 내고 "과학기술 대형프로젝트를 추진함에 있어 과학기술 발전의 논리가 아닌 정치적, 지역적 논리에 휘둘리면 안정적 연구 환경을 저해하고, 연구 현장의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정부는 철저하게 지역적 정치 논리는 배제하고, 국익만 고려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부지를 선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제일·청주=오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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