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17강 빈녀양모(貧女養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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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17강 빈녀양모(貧女養母)

장상현/ 인문학 교수

  • 승인 2020-05-05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제17강 빈녀양모(貧女養母) : 가난한 소녀가 어머니를 봉양하다

5월이 시작되었다. 5월은 화사(華奢)하여 계절의 여왕이면서 사람의 도리(道理)를 상기하는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주지(周知)하고 있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5월에 어린이날(5일), 어버이 날(8), 스승의 날(15), 부부의 날(21)을 제정하여 가정의 중요함을 기리고 있다.

가정(家庭)은 사회구성 중에 가장 작은 단위이며 근본이 된다. 즉, '가정(家庭), 반(班), 리(里), 면(面), 군(郡), 도(道), 국가(國家)'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가정의 유지는 효(孝)와 인내(忍耐)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이를 구분하면 가정의 질서(秩序)는 효에서 생기고, 가정의 화목(和睦)은 인내에서 비롯된다.



'빈녀양모(貧女養母)'의 글자는 貧(가난할 빈), 女(여자 여), 養(기를 양), 母(어머니 모)로, 그 내용은 가난한 여인이 지성으로 어머니를 봉양(奉養)하고, 진정한 사람의 도리를 실천하여 지극한 효성의 표본(標本)이 된 이야기이다. 이는 삼국사기(三國史記)[卷四八(권48)]과 삼국유사(三國遺事)[효선 제9(孝善 第九)]에 기록되어 있다.

신라 제51대 진성여왕(眞聖女王) 때 효녀 지은(知恩)은 한기부(韓岐部)사람 연권(連權)의 딸로써 효성이 지극하였다. 그는 어려서 아버님을 여의고 홀로 어머니를 모셨는데 32세가 되도록 시집도 안 가고 아침저녁으로 어머니 곁을 떠나지 않고 봉양(奉養)하였다.

가난하여 봉양(奉養)할 것이 없어 남의 일을 하고, 밥을 빌어서 봉양을 하였다. 세월이 갈수록 곤궁(困窮)함과 고단함은 더해갔고, 이를 감당하지 못하여 지은은 이웃의 부자 집에 가서 자신을 종으로 팔기를 청하여 쌀 십여 석을 얻었다. 지은이는 하루 종일 그 집에서 종살이로 고된 일을 하고 저녁에는 돌아와 밥을 지어 앞 못 보는 어머니를 지성으로 봉양하였다.

그런데 종살이를 시작한지 삼사일이 지난 어느 날 어머니가 딸에게 물었다. "이상도하지! 지난날에는 밥이 거칠어도 밥맛이 달았는데, 지금은 밥이 매우 매끄럽고 차진데도 밥맛이 옛날 같지 못하며, 특히 간(肝)과 심장(心腸)을 칼로 찌르는 것과 같으니 이 무슨 연유인지 모르겠다." 딸이 사실대로 말하자 어머니 말씀하시길 "나 때문에 네가 종이 되었으니 내가 빨리 죽어야 되겠다."하며 큰 소리로 우니 딸 또한 서러움이 북받쳐 큰 소리로 함께 울었다. 그 울음소리는 길가는 사람들에게까지 들렸고 그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이 때 화랑(花郞)인 효종랑(孝宗郞)이 놀러 나왔다가 그 울음과 사연을 듣고 집으로 돌아와 부모님에게 청하여 집에 있는 곡식 100석과 의복을 보내주고, 또한 종으로 삼은 주인에게 변상(辨償)하여 지은이를 양민(良民)이 되게 했다. 이어 화랑(花郞)의 무리들 또한 여럿이 각자 곡식을 1석씩 보냈으며 그 사연이 당시 진성여왕(眞聖女王)에게 보고되어 임금님도 곡식 500석과 집 1채를 하사하였고, 세금과 부역을 면제해 주었다. 그리고 그 곡물이 도적맞을 것을 걱정하여 유사(有司)에게 명하여 군사를 보내 집을 지키게 하고 그 동리를 효양방(孝養坊)이라 하였다. 그런 다음 당(唐)왕실에 표(表)를 올려 미행(美行)을 전파하였다. 훗날 지은은 집을 희사(喜捨 : 기쁜 마음으로 재물을 내어 놓는 일)해서 절로 삼고 양존사(兩尊寺)라 칭했다.

효(孝)는 고대 때부터 있어왔고 성현(聖賢)들이 덕목(德目)으로 실행하였음을 고전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러던 것이 공자에 의해 사상으로 발전되었고, 한자(漢字)문화의 동양 국가들은 효를 모든 행동의 근본(根本)으로 삼았다. 요즈음은 서양에서도 효문화(孝文化)에 크게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며 실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효는 동·서양 구분이 없다. 유학(儒學)에서는 말 할 것도 없고 불교(佛敎)에서도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을 통해 극진한 효행을 가르치고 있다. 성경(聖經)에도 하나님이 유대민족에게 내려주신 십계명(十誡命)중 네 부모(父母)를 공경(恭敬)하라, 그리하면 너희 하나님 나 여호아가 네가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출애굽 20장 12절)라면서 부모에 대한 효를 강조하고 있다.

부모님 섬기기의 첫 출발은, 부모에게서 받은 몸을 깨끗하고 온전하게 보존하는 것이며, 효도의 방법으로는 부모를 물질적으로 잘 모시는 봉양과 부모의 뜻을 헤아려 실천하고, 부모를 욕되게 하지 않고, 출세하여 크게 이름을 떨쳐 부모를 기쁘게 해드리는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부모님의 뜻을 잘 받드는 일이다.

시대가 과거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변화되어 효에 대한 관심이 엷어진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비록 형식과 절차는 간소화되고, 복잡함이 단순화 되었을지언정 그 효의 근본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1973년 9월에는 영국 정부의 초청으로 런던을 방문한 자리에서 토인비는 한국의 효사상(孝思想), 경로사상(敬老思想), 가족제도(家族制度) 등의 설명을 듣고 당시 86세였던 토인비는 눈물을 흘리면서 "한국의 '효' 사상은 인류(人類)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사상"이라며 "한국뿐만 아니라 서양에도 '효' 문화를 전파해 달라"고 부탁하였던 것으로 유명하다.

명심보감에 子孝雙親樂 家和萬事成(자효쌍친락 가화만사성)이라 했다. 곧 자식이 효도(孝道)하니 양부모님 즐겁고, 그로인하여 집안이 화목(和睦)하니 가정의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

반면 樹欲靜而風不止 子欲養(孝)而親不待(수욕정이풍부지 자욕양(효)이친부대) 나무는 고요하고자하나 바람이 멈추지 않고, 자식이 봉양(효도)하고자하나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뜻이다.

부모님 살아계실 때 효도해야함을 실천해야한다. 뒤 늦게 효심을 발휘하고자 애써보아도 돌아가신 부모님은 기다려 주시지 않아 후회하게 됨을 깊이 느껴야 할 것이다.

내가 부모님에게 효도하면 내 자식이 또한 나에게 효도하기 마련이니, 자신이 부모님에게 효도를 하지 않았는데 자식이 어찌 나에게 효도하겠는가.(孝於親 子亦孝之 身旣不孝 子何孝焉 / 효어친 자역효지 신기불효 자하효언)

효도에 대한 나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먼저 돌아보고 실천하는 5월이 되었으면 한다.

장상현/인문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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