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 “코로나 사태는 국란의 위기, 개인의 신앙보다는 국민공동체 안녕이 우선돼야”

  • 문화
  • 문화 일반

[부처님오신날] “코로나 사태는 국란의 위기, 개인의 신앙보다는 국민공동체 안녕이 우선돼야”

  • 승인 2020-04-30 19:49
  • 수정 2020-04-30 19:56
  • 한세화 기자한세화 기자
55
(사)정신건강교육개발원 김홍대 원장(옥천 봉은사 현진스님)
"코로나 사태는 국란 위기와 버금가죠. 이럴 때일수록 개인의 신앙보다는 국민공동체의 안녕이 우선돼야 합니다." 옥천 봉은사 현진 주지 스님의 말씀이다.

봄기운이 완연한 4월의 마지막 날 부처님오신날을 맞았지만, '코로나 19'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조계종을 비롯한 전국의 모든 불교계에서는 봉축 법요식을 한 달 뒤인 5월 30일로 연기했다.

불교계에서 가장 큰 행사인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은 미뤄졌지만, 옥천 봉은사에는 부처님 탄생을 축하하며, 나와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는 불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현진 스님은 이날 약식으로 진행된 법문에서 최근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우리나라 불교는 호국불교를 근간으로 합니다. 나라가 위험에 처했을 때 앞장서서 목숨을 걸었죠. 과거 서산대사나 사명당도 전란 때 의병을 일으켜 나라의 안위를 도모했어요. 코로나는 국란의 위기와 같은 상황이고, 세계적으로도 전란에 가깝죠. 이럴 때일수록 불교계에서도 뜻을 모아야 합니다. 나라가 위기에 직면했을 때 개인의 신앙보다는 공동체의 안녕을 우선해야 해요"라고 설법했다.



스님은 전염병으로 인한 경기침체로 힘들고 예민해진 상황을 극복하려는 방편으로 무재칠시(無財七施)를 제안했다. 삼시(三施)의 하나인 무재칠시는, 남에게 부처의 가르침을 베푸는 법시(法施), 가난한 사람에게 재물을 베푸는 재시(財施)와 더불어 돈 없이 남에게 베푸는 7가지 보살행을 말한다.

현진 스님은 무재칠시에 대해 "첫째 얼굴에 화색을 띠고 부드럽고 정다운 얼굴로 남을 대하는 화안시(和顔施), 둘째 따뜻하고 부드러운 말을 의미하는 언시(言施), 셋째 마음의 문을 열고 상대를 대하는 심시(心施), 넷째 호의를 담는 눈으로 상대를 바라보는 안시(眼施), 다섯째 봉사와 같이 몸으로써 상대를 돕는 신시(身施), 여섯째 자리를 내주어 양보하는 좌시(座施), 일곱째 상대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 도와주는 찰시(察施)입니다"라며 설명했다.

스님은 무재칠시 중 특히 언시를 강조하면서 "사람들은 거짓말을 할 때 남을 속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입으로 말하면서 자신이 듣기 때문에 나를 가장 먼저 속이게 됩니다. 그 후에 상대를 속이게 되는데, 막상 상대는 그 말 따위에 속아 넘어가지 않는 경우가 많죠. 결국, 자신만 속이게 되는 꼴이에요"라며 말의 속성을 설명했다.

스님은 법문 끝에 '마음 방역'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무재칠시를 행하려면 반드시 수반돼야 하는 덕목이 있는데, 바로 내 마음의 평온함입니다. 지옥 같은 마음으로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게 되면 내 몸만 상할 뿐입니다. 항상 깨어있는 상태에서 방하착(放下着) 하며 나를 돌아보는 일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진정한 마음 방역이 이뤄질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 이생을 마감할 때 어떤 향기를 품어내고 떠날지 살면서 한 번쯤은 생각해봐야 합니다"라며 내려놓음을 강조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백석대·백석문화대, '2024 백석 사랑 나눔 대축제' 개최
  2. 한기대 생협, 전국 대학생 131명에 '간식 꾸러미' 제공
  3. 남서울대 ㈜티엔에이치텍, '2024년 창업 인큐베이팅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4. 단국대학교병원 단우회, (재)천안시복지재단 1000만원 후원
  5. 남서울대, 청주맹학교에 3D 촉지도 기증
  1. 1기 신도시 첫 선도지구 공개 임박…지방은 기대 반 우려 반
  2.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 도안신도시 변화
  3.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4.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5.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연내 착공 눈앞.. 행정절차 마무리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