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블루스 박철웅 감독. |
목원대 박철웅 교수가 감독을 맡았고, 대전 출신 이종국·현석 배우가 출연한다. 구도심과 신도심 등 대전 주요지역에서 촬영돼 대전사람이라면 숨은 명소 찾기에도 쏠쏠한 재미가 있다. 여기에 대전시(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제작지원 장편영화 1호라는 타이틀까지 얻어 '대전블루스'는 개봉 전부터 이른바 화제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중도일보는 박철웅 감독이 코로나19 국경 봉쇄로 현재 뉴질랜드에 머물고 있는 관계로 이메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영화 개봉 소감과 향후 영상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대전의 가능성 등 희망찬 메시지를 전해왔다.
박철웅 감독은 "영화 대전블루스는 호스피스 병동에서 삶의 마지막을 앞둔 환자들의 희로애락을 그렸다. 호스피스 병원장인 강 박사가 환자들과의 생활을 통해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큰 주제로는 결국 죽음도 삶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타이틀인 '대전블루스'는 대전시민에게는 낯설지 않은 단어다. 사랑하는 이를 만나기 위해 대전에서 막차를 타고 종착역까지 나서는 연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1960년대 작품 최무룡 주연의 '대전블루스' 영화가 있었고, 영화 내용을 가요로 만든 '대전블루스'가 유행하며 대전을 대표하는 상징적 표현으로도 익숙하다.
박철웅 감독은 "2020년 대전블루스 역시 만남과 헤어짐의 상징으로 대전역은 변함없이 등장한다. 다만 삶과 죽음이 만나는 교차로로써 바뀌었을 뿐이다. 대전은 전국으로 통하는 교통의 중심지다. 이런 의미를 복합적으로 영화에 담아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철웅 감독은 대전의 고유한 색을 담기 위해 촬영 장소 섭외에 가장 공을 들였다. 문학에서 말하는 일종의 '낯설게 보기'의 시간을 통해 지역 구도심에서 신도시에 이르는 다양한 로케이션으로 대전 곳곳을 담았다.
박철웅 감독은 "작품을 시작하기 전부터 영화 대사를 대전 사투리로 사용하고 싶었다. 그러나 캐릭터의 문제, 지역의 한정된 자원으로 캐스팅 단계나 최종 작업 단계에 곤란을 겪었다. 감사하게도 주연인 민 목사 역할에 지역 연극 원로인 이종국 선배님과 병원장 역할로 출연하는 현석 선배님을 모시게 돼 흡족하게 작품을 마칠 수 있었다"고 비하인드를 소개했다.
대전의 영화산업은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조언한다.
박철웅 감독은 "전국 어느 도시와 비교해봐도 실패할 가능성은 낮다. 대전은 전국 최대 영상 촬영 스튜디오와 한국의 최고 특수영상 관련 연구 인프라를 배후에 둔 도시"라며 "한국의 웨타 스튜디오를 표방하는 대전 특수영상 융복합 클러스터사업은 타당성 심사를 통과해 사업성 검토만이 남았는데, 확정되면 한국뿐 아니라 특수영상 허브가 될 클러스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철웅 감독은 영화 개봉에 앞서, "대전시민으로서 우리가 가진 고유한 유무형의 것을 영화에 최대한 담고자 노력했다. 제작환경, 연출자의 능력 부족 등으로 부족한 점은 있지만, 대전에서 처음 시도된다는 점에서 너그러이 양해를 바라며 영화를 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영화 '대전블루스'는 23일 대전씨네인디유와 전국의 독립영화관, 네이버, IPTV에서 동시 개봉한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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