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벨트 압승으로 중원 주도권을 확보한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으로선 지역 현안 가시화로 충청인의 압도적인 지지에 보답할 수 있을지 여부가 촉각이다.
반면, 충청에서 참패를 당한 제1야당 미래통합당의 경우 2년 뒤 대선과 지방선거를 위한 전열 재정비로 지역주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총선결과 민주당은 충청권 28석 가운데 20석을 차지했다. 이는 현재 충청권 의석수 15석보다 5석이 많은 것이다. 4년전 20대 총선에선 12석에 그치며 보수야당인 새누리당(14석)을 내줬는데 2018년 재보궐 선거로 3석을 탈환한 데 이어 이번에 금강벨트 여야 균형을 허물며 주도권을 가져왔다.
벌써부터 정부 지자체 입법권력 원팀에 따른 시너지 효과로 지역 현안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하지만 바꿔 생각하면 여당이 막중한 책임에 직면한 것이나 다름없다. 충청권 내 입법권력을 장악하고도 핵심 현안에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면 역풍을 맞을 것이 분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충청 현안으는 대전 충남 혁신도시 조기지정 및 우량 공공기관 유치, 국정 비효율 해소를 위한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감염병 예방 및 관리와 직결된 대전의료원 건립, 충청 4개 시·도가 힘을 모으고 있는 2030 아시안게임 공동유치 등이다. 이는 모두 민주당이 제시한 총선 공약이기도 하다.
미래통합당은 보수재건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이번 총선에서 충청권에서 8석을 얻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20대 총선에서 얻은 14석에서 마이너스 6석이며 재작년 재보궐 선거 이후 현재 12석에서도 4석이 빠지는 참패다. 특히 대전(7석)과 세종(2석)에선 전패하며 최소한의 진지구축에도 실패한 것이 뼈아프다. 나머지 지역도 마찬가지다. 충남 11석 중 5석, 충북 8석 가운데 3석을 차지했지만, 이곳들 역시 민주당 의석수를 넘지 못했다.
충청 4개 시·도지사와 시·도의회는 물론 대부분 기초자치단체장까지 민주당이 장악한 상황에서 이번에 국회 의석까지 대거 잃으면서 조직력 약화와 당세 위축이 우려된다. 대선과 지방선거가 잇따라 예정돼 있는 2022년에도 고전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다만, 충남의 수부 도시 천안시장을 이번에 탈환한 것이 통합당엔 그나마 위안으로 다가온다. 정치권 안팎에선 통합당이 충청권 보수재건을 노려보기 위해선 이번 총선의 참패를 보약으로 삼아 뼈를 깎는 쇄신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통합당이 이번에 충청권에서 참패한 이유는 정권심판 프레임만 지나치게 강조하며 지역의 비전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한 측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2년 뒤 충청권에서 보수진영이 승부를 걸어보기 위해선 지역민의 신뢰부터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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