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문 행정산업부 차장 |
정부나 지자체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기반 자체 뉴미디어 홍보(온라인소통) 강화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최근 대전시가 기존 대변인실 체계에서 기성언론 홍보와 뉴미디어 홍보를 분리해 운영할 계획을 검토 중이다. 1인 미디어가 보편화된 시대적 흐름을 감안 할 때 분리 운영이 필요하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대세인 것은 분명하지만 본래 취지와 달리 '포장의 미학'에 빠질 수 있다. 시정 홍보를 앞세워 허태정 시장 개인의 홍보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 온라인 소통의 가장 흔한 콘텐츠는 바로 시장의 동선이나 발언이다. 앞으로 허 시장의 일거수 일투족이 영상이나 SNS를 통해 제작될 게 분명하다. 시장 입맛에 맞도록 비판이 빠진 콘텐츠만 범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안희정 전 지사가 미디어센터를 설치하고 대선을 준비하며 개인 홍보에 열을 올렸던 선례도 있다.
전문성을 이유로 시장의 자기 사람을 더 쉽게 들일 수도 있다. 최근 온라인소통 팀장이 낙점됐다. 다음 달 1일부터 출근한다고 한다. 이 인사는 허 시장의 측근으로 불리는 사람으로 앞서 이전 온라인소통팀장을 뽑을 당시 내정설이 파다했던 인물이다. 의외(?)로 정부기관 이력을 가진 인사가 뽑혔지만, 이 인사가 타 기관에 복수 합격해 출근한 후 바로 사표를 냈다. 이후 수개월 공석으로 둔 자리는 결국 재주인(?)을 찾았다. 시는 공정한 인사시스템을 강조하지만, 직급에 비해 지원자격 요건이 너무 낮고, 선임 전부터 내정설이 돌았으니 의심을 둘 수 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단순한 시정 홍보보다 허 시장 개인 홍보 치중 우려가 되는 이유다.
업무 중복도 발생할 수 있다. 현재는 대변인실 내에 온라인소통을 담당하는 팀이 함께 있다. 이를 두 개로 나눠 놓으면 동등한 관계에서 오는 업무 중복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기성 언론과의 갈등도 일어날 수 있다. 시민과의 직접소통을 앞세워 취재 역차별이 일어날 수 있다. 내부 조직 특성 상 기성 언론에는 공개하지 않는 허 시장의 일정과 현장 분위기 등이 일방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대세라고 밀어 붙이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비판적 내용이 없는 자생 콘텐츠가 많아지면 시민의 눈과 귀를 가리기 더 쉬워진다.
이상문 행정산업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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