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오 대표변호사 |
원인은 아무래도 민주당의 경우 선거본부의 지휘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선거를 치른 반면 미래통합당의 경우 선거본부의 일원화가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다.
민주당은 조국 전 장관 수호를 내세운 열린민주당에 대해서는 단호히 연대를 거부하면서 불공정의 아이콘인 조국을 도려내는 데에 성공해 중도층의 표심을 끌어모을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장면으로 보인다.
나아가 코로나19가 1등 공신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초기의 대응실패와 외국으로부터의 역차별에 국민이 공분에 떨었지만, 결과적으로 우리 국민의 입국을 거부했던 이탈리아와 미국, 일본 등이 더 큰 실책을 연발했기 때문에 오히려 이득을 챙기는 모습이었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경기침체는 그동안의 소득주도 성장정책으로 인한 경기침체를 가리기에 충분했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비리의 아이콘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공천 과정에서 보여준 공당답지 못한 모습과 세월호 텐트 망언 등 구태의연한 인물들을 떼어 내지 못하는 모습을 계속 보였다.
민주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피해 나가기 위한 미래한국당을 꼼수라고 비판하다가 자신들도 더불어시민당을 만들었지만, 미래통합당은 이를 이슈화하는 데 실패했다. 국민에게 '이거나 저거나', '도진개진'이라고 생각하게 한 민주당의 승리다.
어찌 됐든 민주당은 이제 명실공히 국정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초거대정당으로 변모했고, 기대만큼 걱정도 많다.
특히 민주당보다는 호가호위하는 열린민주당이 더 문제다. 열린민주당 비례대표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당선된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도록 갚아주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공언한 대로 윤석열 검찰총장을 공수처 수사대상 1호로 만들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청와대에서는 5급 행정관만 해도 정부부처의 고위공직자들을 우습게 아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보면 조선시대 내시들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분명 민주당은 열린민주당과 선을 그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최강욱 전 비서관은 마치 자신들이 선거에서 이긴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과연 국민이 조국 수호를 외치는 열린민주당을 밀어준 것으로 생각하는지, 아니면 호가호위를 하겠다는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또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망나니들이 도처에서 칼춤을 추고 있다", "국민도 이들을 영웅으로 미화하거나 스타로 추켜세우는 일은 극도로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더 나아가 김정란 상지대 명예교수는 "대구는 독립해 일본으로 가시는 게 어떨지. 소속 국회의원과 지자체장을 데리고 귀하들의 주인나라 일본으로 가라"고까지 말했다.
국민은 당신들을 뽑아준 것이 아니다. 열심히 일하고 있는 대통령을 지지한 것일 뿐이다. 대통령의 눈과 귀를 막는 내시들에게 표를 몰아준 게 아니라는 것이다.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은 152석을 얻었으나, 내분으로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18대 총선에서 81석으로 폭망했다. 이제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은 시간은 별로 없다. 이 시점에 민주당은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열린민주당이나 조국을 지지하는 사람들처럼 같은 국민을 두고 서로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범죄인이나 일본사람 취급하는 걸 용인해선 안 된다.
승자의 여유를 가지고 패자를 어루만지며 모든 국민을 다독이지 않는다면, 결국 열린우리당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종오 법무법인 베스트로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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