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원기 정치부 기자 |
파란물결은 어디서 일렁였나. 어떤 이는 선거가 바람이라고 했다. 미래통합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로 정부 여당의 책임론을 내세웠다. 국민적 여론이 움직이는 듯했다. 빨간 바람이 살랑였다. 이번엔 코로나 19라는 대형 이슈가 터졌다. 감염병이 일상을 집어삼켰다. 심판론이 제기됐다. 코로나 19 책임의 화살을 정부에게 돌렸다. 강풍이 부는 듯 했다. 그러나 미풍에 그쳤다. 그사이 색깔은 핑크색으로 옅어졌다. 감염병 대처 긍정적 평가와 확산 주춤에 이번엔 역풍이 불었다. 정부 여당의 독주를 막아달라던 제1야당은 그렇게 '참패'했다. 보수 텃밭인 동구, 중구, 대덕구까지 파란색으로 변했으니 몰락이나 다름없다.
그럼 대전에 핑크색은 없나.
하나 있다. 대전시의회 22석 중 더도 말고 한 석이다. 그것도 비례의석이다. 독주를 견제하고 감시할 수단이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대전시 수장인 허태정 시장도 민주당이다. 대전 5개 구청장도 파랗다.
여의도 정치권과 지방정부 간의 긴밀한 협력이 가능해졌으니 좋게 말하면 '원팀'이다. 다만, 나쁘게 말하면 '독재'란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듯싶다.
민주당 당선인들에게 바란다.
어쭙잖게 대전에 흘러들어와 지역을 위한답시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이 아닌, 대전에서 33년간 살아온 시민으로서 호소한다. 그동안 공약을 제대로 지켜주길 부탁한다. 오랜 숙원사업인 혁신도시 지정과 공공기관 유치부터 순서대로 밟아나갔으면 한다. 대전은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더는 제대로 된 일자리가 없어 타지로 빠져나가는 젊은이가 없었으면 한다. 대전의료원설립도 정치권이 한몸처럼 움직이길 희망한다. 코로나 19에도 전국 시·도 중 광주와 울산, 대전에만 지방 의료원이 없다. 국립대병원과 지방의료원, 보건소로 연결되는 공공의료 전달체계가 단절된 상태다. 꼭 해결했으면 한다. 교통 시스템 구축을 위한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조기 완공도 세끼 손가락 걸고 약속했으니 지켜달라. 또 후보 시절 목청 높여 외치던 공약들도 차근차근 이행해주길 당부한다.
대전 시민에게도 요청한다.
시장과 시의회 5개 구청장에 이어 입법권력 마저 민주당이 독식하면서 일각에선 감시와 견제의 기능 약화 우려를 지적한다. 이럴 때일수록 시민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여당이 잘하고 있는지, 이들이 내건 공약이 지켜지는지 두 눈 뜨고 보시라. 이들이 열망하던 배지가 진실 됐나 지켜봐 달라. 민주당의 역할이 무겁다. 앞으로의 2년은 2022년 대선과 직결돼 있다.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거다. 바람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불어올지 모른다. 방원기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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