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톡] 소유물이 많아질수록 불안과 두려움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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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톡] 소유물이 많아질수록 불안과 두려움은 커진다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 승인 2020-04-17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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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 이미지 뱅크
'생기 있게 활동하는 사람은 채워짐의 정도에 따라 커져서 결코 가득 차지 않는 그릇과 같다'라는 의미를 볼 때 채워짐은 소유하는 것이 많아진다 라는 것이다. 결국 소유하는 것이 많아질수록 인간은 그 소유한 것을 지키기 위해 불안과 두려움을 수반하는 삶 속에 살아야 하며, 그것을 지키거나 더 소유하기 위해서 경쟁과 성공의 길을 추구해야만 한다.

그것이 사람이든, 사물이든 상관없이 사람이 한 번 소유를 하고 나면, 전혀 내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내 것이라고 착각하게 된다. 그 착각은 그러한 것들을 내 소유물로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이 집착으로 이어지고, 집착이 심해지면 사람을 헤치는 경우도 일어나게 된다. 한번 소유와 집착에 빠지면 엄청 무서운 일들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내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소유했다라고 착각을 하게 되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늪에 빠지게 된다.

예를 들어, 아주 값 비싼 다이이몬드 반지를 한 달간 맡겨두고 여행을 갔다고 생각해 보자. 내 것이 아니지만, 그것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마치 자신의 물건처럼 여기게 된다. 견물생심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듯이 물건을 보면 욕심이 생긴다. 내 물건이 아니었지만, 마치 자신의 물건처럼 소유하게 된다. 또 다른 예로, 한 달 유럽 여행 다녀올 테니, 한 달 동안 우리집에서 먹고 놀면서 집 좀 봐 줘 라고 했을 때, 마치 자신의 소유물처럼 집을 사용하게 되는 것과 같다. 더 쉬운 예로, 1억이란 돈을 현금으로 일주일만 맡겨놓는다고 했을 때, 내 손으로 그 돈이 들어오는 순간 자신의 것으로 착각한다. 결국 일주일 뒤에 행적을 감추는 일은 허다하다. 또는 그 돈을 자신의 것으로 소유하기 위해 살인까지 벌어지는 경우를 주변에서나 영화,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들이다.

자주 볼 수 있는 실제 사례로, 부모를 일찍 여의고 자매만 살고 있었는데, 언니가 병으로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언니는 동생이 걱정이 되어 늘 남편에게 동생 잘 챙겨달라고 한다. 동생 또한 형부를 잘 따랐다. 그런 과정 중 남편은 동생에게 딴 마음을 먹게 된다. 이 또한 존재로써 볼 것인가 소유의 문제로 볼 것인가? 결국 소유로써 자신의 욕망으로 볼 수 있다. 언니는 남편을 철석같이 믿었고 동생을 흠모하고 있다는 것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은 채 자신의 인생에게 가장 소중한 보물을 남편에게 맡긴 것과 다름없다. 친구와 친구 사이에서도 이런 일은 빈번하다. 친구가 군대를 가거나, 해외 출장을 가는 동안 여자 친구를 부탁했을 때 결국 그들을 연결해 주는 고리역할을 해 줬다는 배신감만 남게 된다. 욕망이란 '하고자 함'이고, 따라서 그것은 굳이 어떤 대상과 성교하고 싶다는 것에 제한될 이유가 없다. 놀고자 함, 사유하고자 함, 말하고자 함, 무언가를 새로운 방식으로 하고자함, 살고자 함 등등 모든 '하고자 함'이 바로 욕망이란 것이다.



이렇게 내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소유했다라고 하면 일이 생기게 된다. 한번 권력을 손에 쥔 사람은 권력에서 벗어나는 것이 힘들 수 밖에 없다. 설령 벗어났다고 하더라도 박탈감에서 헤어 나오기란 그리 쉬운 일 아니다. 그래서 우리가 사랑, 돈, 게임, 도박, 술, 성(sex) 등 어디든 빠지게 되면 중독이 되는 이유인지도 모른다.

신라 성덕왕 때 수로부인에 관한 이야기다. 수로부인이 동해 바다 절벽에 핀 철쭉을 보면서 "누가 이 몸을 위하여 저 꽃을 꺾어다 주겠소?" 좌중을 돌아보며 물었으나 아무도 감히 나서는 이가 없었다. 바로 그때 암소 한 마리를 몰고 그 곳을 지나던 늙어 보이는 사람이 걸음을 멈추고 서서 수로부인을 바라보았다. 그리곤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이 늙은 몸이 감히 저 꽃을 꺾어다 드리오리다" 라고 말하면서 노인이 손에 잡고 있던 암소를 놓고 절벽으로 올라갔다. 지켜보는 사람들은 그가 절반도 올라가지 못하고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뜻밖에도 늙은이는 수월하게 절벽 끝까지 기어 올라가서 그 탐스러운 진달래꽃을 한 아름 꺾어 안고 내려왔다. 절세미인이었던 수로 부인에 대한 내용이다. 다른 의미에서 해석해보려 한다. 꽃은 그 자리에서 피고 지는 것으로 아름다움을 보존하면서 존재하겠지만, 꺾어진 꽃은 존재이유가 없어진 셈이다. 결국 꺾어진 꽃을 소유함으로 선택하게 된 것이다.

우린 왜 소유하려할까? 존재로써 빛나는 게 아니고 소유함으로써 안정감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그것이 일부의 사람일지라도 질문을 던져볼 필요는 있겠다. 충분히 가져본 사람은 소유하려하지 않는다. 충분히 가져보지 못한 사람은 소유하려한다. 이렇게 표현하는 것도 정도와 깊이가 다르기 때문에 그 어떤 것도 '꼭 이렇습니다.' 라고 말할 수 없다.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소유하고 싶은지? 소유하고 싶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박경은-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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