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되는 유성시장 모습.[사진제공=유성 장대 B구역 재개발 조합] |
50~70년대 유성 5일장의 모습. |
장대동은 본래 동잠리(東岑里)와 유성리·동자동·중봉리·구암리 일부가 합쳐져 만들어진 장대리였다가, 1989년 직할시 승격에 따라 대전직할시 유성구 장대동이 됐다. 마당 장(場)과 집터 대(垈)라는 장대는 장터를 뜻으로, 5일장이 들어서게 됐다.
장대동의 장터(유성장터)는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장소다. 유성의 청년인 이상수, 이권수 형제가 기미년 (1919년)에 지족리의 자택에서 커다란 태극기를 만들어 동네의 가장 높은 곳에 게양한 뒤 작은 태극기 17본을 만들어 3월 16일 유성시장에 가지고 나와 장꾼들에게 나눠줬다고 한다.
이후 ‘대한독립만세’를 함께 외칠 것을 호소했고 두 형제의 호소에 유성시장에 모인 3000여 명의 백성은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고 한다. 이처럼 유성시장은 역사적 의미가 깊은 장소다.
유성시장, 5일장은 옛 향수가 가득한 곳이기도 하다. 유성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노인은 5일장이 열리면 북적이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친구들과 국수를 함께 나눴던. 소소하지만 행복했던 추억들을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유성 5일장은 추억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온라인 마켓 등의 등장으로 추억만 남은 공간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장소로 재탄생하기 위한 재개발 움직임이 일고 있는 이유다.
90년대 유성시장 앞 도로.주차된 차와 물건을 내리는 차량, 무단횡단하는 시민들로 도로는 혼잡한 모습이다. |
현재의 유성시장과 5일장은 주차장과 화장실 등 부족한 편의시설과 좁고 복잡한 골목길, 특색 없는 시장의 모습들로 과거의 명맥만 이어가는 상황이다. 과거에도 불편사항으로 지적된 부분이지만, 시민들이 가장 불편하게 여겨 유성시장에 찾아오기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주차장이다.
시민 최지호(36) 씨는 "너무 좁은 도로에 주차공간도 부족하다”며 "온라인으로 장보기가 가능하고, 가깝고 주차와 쇼핑이 편리한 대형마트를 두고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찾아가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유성 5일장 계획 |
장대 B구역 재개발사업조합(조합장 임은수)은 유성천을 연계해 수변공간으로 개발, 수변공간에 유성시장, 5일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볼거리, 먹거리를 제공하는 등 유성 5일장뿐 아니라 프리마켓 벼룩시장, 각종 이벤트, 문화공연을 할 수 있는 다목적 복합기능의 관광테마형 커뮤니티 공간으로 꾸밀 예정이다.
유성 5일장이 사라지는 것이 아닌 과거의 향수와 편의 시설, 최신 트렌드가 융합된 곳으로 재탄생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조합은 ‘Low Level’ 공간에 자연 환기와 채광이 가능한 오픈형 상가 공간 배치와 분양상가와 임대상가를 분류하지 않고 혼합 배치하는 계획을 세웠다. 상가 업종별 집중화를 통해 시장 방문 고객들의 동선 역시 명확히 할 계획이다.
임은수 조합장은 "일부 재개발을 반대하는 주민은 유성시장과 5일장이 사라질 것이라고 오해하지만, 오히려 재개발을 통해 현재 유성시장의 불편함을 보완하고 대전을 대표하는 세계적 관광명소로 탈바꿈하는 것이 개발의 첫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현 기자 larcz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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