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미술대전은 전국 만 18세 이상의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공모전으로 대전시 초대작가로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권위 있는 대회다. 전체 대상은 상금 1000만 원. 지난해 1400점이 넘는 작품이 응모되면서 대전시 미술대전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기존 일정대로였다면 15일부터 본격 작품 접수가 시작돼야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장기화로 접어들면서 작품 출품과 전시 일정을 부득이하게 변경하게 됐다.
대전시미술대전 운영위원회에 따르면 원서 배부 기간은 이달 14일에서 30일까지로 연장했다. 이에 따라 작품접수도 기존 4월 15일에서 16일이 아닌 5월 1~2일로 변경했다.
심사는 5월 4~5일 이틀에 걸쳐 진행하고 심사 결과를 6일 발표해 5월 10일부터 17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수상작 전시가 이뤄진다. 전체 일정은 변경했지만, 진행 과정은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가장 큰 난제는 대전시립미술관 휴관이다. 시립미술관은 정부와 대전시 권고에 따라 지난 2월부터 휴관 상태다. 작가들이 직접 미술관을 방문해 작품을 출품해야 하는데 휴관 상태인 만큼 외부인 출입 자체가 차단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전시와 시립미술관도 난감하다. 지침을 어길 수는 없는 노릇이고, 대전시 미술대전의 위상을 생각하면 적절한 대안을 찾아야 하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
시립미술관 관계자는 "시와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뚜렷한 대책이 없어 큰일이다. 정부와 시가 휴관을 해제하지 않을 경우 단독적으로 문을 열 수도 없다. 5월에는 상황이 나아진다고 단언할 수 없어 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미협에서 미술대전 일정을 또 변경한다 해도 미술관에는 1년 일정이 다 정해져 있어 별도로 전시관을 대여해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술협회도 답답한 상황을 반전할 타개책은 사실상 없다.
라영태 대전미술협회장은 "올해 코로나19로 전시 일정이 바뀌면서 공모전을 준비하는 작가들에게 혼란을 줬다. 올해는 응모작도 줄어들고 전시가 이뤄진다 해도 관객을 받을 수 없어 사상 초유로 행사를 대폭 축소해서 진행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월께 생활방역체제로 상황이 바뀐다면 시와 시립미술관에서 미술대전을 잘 치러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길 바란다"고 했다.
문화계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로 유례없는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다. 미술계도 온라인 심사나 출품작 야외 접수 등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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