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만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에서 무엇을 먹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루를 보내야 하는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나마 젊은 세대는 각종 미디어 및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취미생활 등을 하며 알차게 하루는 보내는 반면, 고령층에겐 TV를 보는 것 이 외에 딱히 일상의 무료함을 해소할만한 거리가 마땅치 않다.
특히 코로나19에 취약한 고령자들은 가볍게 집 밖을 나서는 것도 꺼려지게 된다. 지역의 경로당이 폐쇄되고 지역 복지관의 휴관이 장기화되면서 노인들의 여가시간 활용은 물론, 끼니와 안부가 심각하게 염려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노인 일자리사업도 전면 중단되면서 노인들의 사회 활동 참여 자체가 중단되었다고 할 것이다. 이처럼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갈 곳이 없어진 노인들은 종일 집에서만 하루를 보내며 우울과 고독의 위험에 빠질 위기에 처해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공공영역에서는 각종 심리지원단을 운영하며 상담을 실시하고 있고, 지역의 복지기관에서는 도시락과 긴급구호품을 배달하고 있으며, 돌봄이 필요한 노인들에게는 안부전화의 횟수를 늘리는 등 노년층의 불안 정서 해소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공공의 영역에서의 노력과 더불어 시민사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시되는 시점이다. 위기의 노인들과 가장 근접하게 살고 있는 이웃들이야말로 무엇보다도 가장 효과 빠르고 신속하게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기노인을 발견한 이웃은 그들에게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소개하고, 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며, 긴급 상황에서는 유관기관에 연계하는 사회복지 서비스의 중요한 전달체계가 될 수 있다.
내 이웃들 중에 날이 갈수록 우울감과 고독감이 깊어져 위기에 처해진 노인은 없는지 관심을 가져보는 것부터가 진정한 커뮤니티 케어의 첫 걸음일 것이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보여주고 있는 높은 시민의식으로 이제는 우리 이웃의 독거노인에게도 관심을 기울여 보아야 할 때다.
황지현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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