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총선' 정치권은 2022년 초 제20 대선을 앞둔 군불 때기가 전망되는 가운데 총선 승리자는 대권 행보에 탄력, 패배자의 경우 급제동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렇다 할 차기 대권 주자가 없는 충청권으로선 총선 이후 옥석 발굴이 시급해 보인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곳은 '정치 1번지' 서울 종로 매치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와 미래통합당 황교안 후보가 맞붙은 이곳 판세는 일단 여론조사 공표금지일 직전까지 공개된 데이터와 각 당 판세 분석결과 이 후보가 황 후보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후보가 당선된다면 민주당 유력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굳힐 것으로 보이지만 지면 여권 내 다른 잠룡들의 거센 도전을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황 후보 역시 승리한다면 보수진영 유력 대권후보로 각인될 것이 유력한데 패배할 경우 통합당 전체 총선 성적표에 따라 당 대표직 유지도 걱정해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
대구 수성갑에서 통합당 주호영 후보와 일전을 치르는 민주당 김부겸 후보도 승패도 관심이다. 보수의 성지이자 민주당 험지인 이곳에서 재선에 성공한다면 지역주의를 넘어선 지도자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상대 주 후보의 기세가 만만치 않아 최종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남 양산을에서 깃발을 든 민주당 김두관 후보도 눈길이 간다.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그는 이장, 군수, 장관을 거쳐 경남지사에 오른 드라마 같은 정치 여정이 업그레이드 되면서 대권 가도에 불을 붙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텃밭' 서울 광진을에서 문재인 대통령 '입' 민주당 고민정 후보와 겨루는 통합당 오세훈 후보도 총선 승리 때 일약 대권 주자 도약이 기대된다. 통합당 공천 탈락에 불복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준표(대구 수성을)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전 경남지사 역시 대권 도전을 위해선 총선 필승이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와 함께 민주당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통합당 유승민 의원 등 총선에 불출마했지만 지원유세로 존재감을 드러낸 잠룡도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 등 잠룡급 광역단체장은 이른 바 '코로나 총선'으로 대선주자 선호도를 끌어올린 케이스다.
총선 정국 곳곳에서 차기 잠룡들이 꿈틀 거리고 있지만, 유독 충청권에는 대선주자급이 보이질 않는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미투 파문에 휘말려 낙마한 이후 지역을 대표할 잠룡 공백이 장기화 되고 있는 것이다. 7선으로 지역 최다선인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일찌감치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데다 보수진영의 이완구 전 총리도 올 1월 총선 불출마로 대선링에서 다소 멀어진 측면이 있다. '충청 양자(養子)론'을 들고 세종을 통합당 후보로 나선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앞으로 대선링에 가세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번 총선에서 확실한 승리를 장담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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