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해가 서쪽에서 뜨는 시대! 당신의 생존법은

  • 오피니언
  • 세상속으로

[세상속으로]해가 서쪽에서 뜨는 시대! 당신의 생존법은

신천식 한양대 특임교수.신천식의 이슈토론 진행자

  • 승인 2020-04-13 11:27
  • 신문게재 2020-04-14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신천식
신천식 한양대 특임교수.신천식의 이슈토론 진행자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나는 경우를 해가 서쪽에서 뜬다라고 이야기한다. 과거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최근 들어 너무도 당연하게 일어나고 있다. 해가 서쪽에서 떠오른다고 해도 현존 인류는 놀라지 않을 것 같다. 기후변화로 만년설로 알고 있던 북극과 남극의 빙하가 녹아 내리고 ,듣도 보도 못한 신종 병원체가 출현하여 인류생존을 위협하고 있으며 ,한편에선 태양계를 벗어난 우주탐사가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선진국의 대응을 보며 인류는 혁명적 사고의 대전환을 강요받고 있다. 끝 모를 욕구충족을 위하여 무한진행 할 것처럼 보이던 지구 문명은 혼란에 빠지고 인류는 갈 길을 잃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부자와 가난한 자를 가리지 않으며 착한 자와 악한 자의 구별도 전혀 없이 지구 전역을 막무가내로 휘젓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과학적 의학지식은 너무도 미미하며 불확실하고, 문명 이전의 공포와 나약함만이 과학만능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지구촌 모든 인류의 한심한 민낯이 되어버렸다. 인류문명이 지속 가능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점점 힘을 얻어가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불거지는 사상초유의 대형 안전사고와 다양한 위협문제는 자칫 인류의 전멸을 야기할 수도 있으며 그 원인을 살펴보면 인간중심의 이기적 세계관에서 비롯되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늘려가고 있다. 인간중심주의를 탈피하고 물질적 성장과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근대적 합리화 과정 전반을 근본적으로 재평가하며, 향후의 발전 방안에 관하여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진지한 성찰과 각성의 목소리 또한 커져가고 있다. 독일의 사회학자인 울리히 벡(Ulrich Back)은 그의 저서 위험사회에서 현대 산업사회가 지닌 본래적이며 근원적인 위험성을 다섯 개로 요약하여 제시한다. 하나, 현대의 위험은 방사능과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이 초기에는 인간이 가진 오감으로는 인지하거나 느낄 수 없다. 둘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위험해질 수 있는 사회적 지위를 갖게 된다. 셋, 위험의 확산과 상업화는 자본주의의 발전 논리를 종식시킨다. 넷, 부는 소유할 수 있지만 위험은 통제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사회적으로 경험하거나 공인된 위험은 특수한 정치적 영향력을 가지게 되며 지금까지 비정치적인 것으로 인정되던 것들이 대중의 관심을 모으는 정치적 사항이 된다. 생태계 파괴와 지구온난화, 탈 원전 관련 주요 에너지정책 등의 거대담론이 새로운 정치적 관심사안으로 부상하는 대표적 사례가 된다. 인류 모두와 지구생태계 전부를 파멸로 이끌 위험사회는 근대화의 부작용이며 그림자이고, 현대사회가 재앙에 기반하여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에즈볼라나 코로나 바이러스의 창궐과 새로운 변종 출현의 가능성, 체르노바가 상징하는 위험은 우리 스스로가 자초한 인간중심적 발전론과 과학만능주의의 신화가 함께 만들어낸 허구적 상호주의의 파멸적 현실이다. 우리가 겪고 있는 위험은 발생하는 순간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재앙이 되기에 위험을 감내하며 성장을 이루고자 하는 현재의 세계관은 당장 폐기되어야 한다. 울리히 벡이 주장하는 위험사회는 풍요를 향한 인간의 무한욕망에 기초한 근대화가 초래한 결과이며, 지금 바로 잡지 못하면 모두의 파멸만이 최종 목적지가 될 것이라는 불행한 예언이다.

인류의 파멸에 이르러야 멈출 위험사회의 논리와 구조를 해체하고, 지구생태계 모두의 안전과 공존을 추구하며 보장하는 미래지향적 사회로의 전환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필사적 선택이다. 근대화의 지향점과 과정을 살펴 모순과 문제를 적시하고 까발려서 해결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인류와 지구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과학기술의 생산과 활용의 모든 과정에 의식있는 대중이 참여하여, 집단지성의 건전한 상식과 윤리관이 비판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위기사회를 극복하는 유일한 해답이 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신천식 한양대 특임교수·신천식의 이슈토론 진행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024 결산] 대전시 해묵은 현안해결 경제부흥 견인
  2. 대전시, 경제성장률 가파른 상승 "눈에 띄네"
  3. "서산 부석사 불상 친견법회, 한일 학술교류 계기로"
  4. 색채의 마술사 ‘앙리 마티스’ 대전서 만난다
  5. 대전 학교 내 성비위 난무하는데… 교사 성 관련 연수는 연 1회 그쳐
  1. 2023년 대전·세종·충남 전문대·대학·대학원 졸업생 취업률 전년比 하락
  2. ‘거긴 주차장이 아니에요’
  3. ‘달콤해’…까치밥에 빠진 직박구리
  4. [사설] '대한민국 문화도시' 날개 달았다
  5. [사설] 교육 현장 '석면 제로화' 차질 없어야

헤드라인 뉴스


학교 성비위 끊이지않는데… 교사 예방연수는 연 1회뿐

학교 성비위 끊이지않는데… 교사 예방연수는 연 1회뿐

대전 내 학교 성비위 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개선은커녕 공회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대전교육청이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성 관련 예방연수 횟수는 연 1회에 그치고 연중 발표하려 했던 성 비위 근절 대책안도 내년으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26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성 관련 예방 교육시간은 연 1회 3시간뿐이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 관련 예방교육 이수시간이 1년에 15시간인 것에 비하면 매우 적은 상황이다. 올해 대전 내 학교에서 교사가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 비위 사건 중 공론화된 건은 초·중·고 1..

AI 디지털 교과서 논란...전국 시도교육감 엇박자
AI 디지털 교과서 논란...전국 시도교육감 엇박자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명의의 건의문이 17개 시·도 간 입장 조율 없이 제출돼 일부 지역의 반발을 사고 있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12월 26일 이와 관련한 성명을 통해 "우리 교육청은 그동안 AI 디지털 교과서의 현장 도입에 신중한 접근을 요구해왔다. 시범 운영을 거쳐 점진적으로 도입하자는 의견"이라며 "AI 디지털 교과서를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찬성한다"란 입장으로 서두를 건넸다. 이어 12월 24일 교육감협의회 명의의 건의문이 지역 교육계와 협의 없이 국회에 제출된 사실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맑은 날씨에 대전 해넘이·해돋이 둘다 볼 수 있다
맑은 날씨에 대전 해넘이·해돋이 둘다 볼 수 있다

12월 31일과 2025년 1월 1일 오전까지 대전은 대체로 맑은 날씨를 보여 올해 마지막 해넘이와 새해 첫 해돋이를 감상할 수 있겠다. 기상청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연말연시 날씨 전망을 26일 발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1일 오전 주요 도시별 해돋이 시간은 독도 7시 26분, 부산 7시 32분, 대구 7시 36분, 제주 7시 38분, 강릉 7시 40분, 광주 7시 41분, 대전과 청주, 전주 7시 42분, 서울은 7시 47분께다. 이날 오전 충청권은 대체로 맑지만, 충남 서해안 주변 일부 지역은 구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달콤해’…까치밥에 빠진 직박구리 ‘달콤해’…까치밥에 빠진 직박구리

  • 색채의 마술사 ‘앙리 마티스’ 대전서 만난다 색채의 마술사 ‘앙리 마티스’ 대전서 만난다

  • 즐거운 성탄절 즐거운 성탄절

  • ‘거긴 주차장이 아니에요’ ‘거긴 주차장이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