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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지음│그레잇웍스
국내 최초로 선덕여왕을 집필, 제작, 연출해 온 작가 김지영의 희곡 <무궁화의 신화 시리즈 1부>가 선덕여왕 제작 20주년인 2020년 출간됐다.
희곡 <무궁화의 여왕>은 미실에 의해 타클라마칸 사막으로 쫓겨난 신라 공주가, 오랜 고난을 겪은 뒤 로마와 서역의 지혜를 신라 문화와 통합해 하늘의 뜻으로 혹세무민하는 어둠의 미실을 내몰고 빛의 문화 제국을 세우는 대서사시다.
작가는 국내 최초의 여왕 선덕여왕의 공주 시절의 기록이 없음에 주목했다. "누군가 역사에서 지워버린 것 같은, 그의 젊은 시절의 기록이 전무한 것"은 작가에게 극한의 상상력을 발휘하게 했다. 미실 역시 사서에는 없고 위작 논란의 화랑세기에만 등장한다. "역사적으로 미실은 왕들에게 색공을 바치면서 궁 밖에 쫒겨나거나, 삼태후라는 강력한 왕실의 여인들의 허락하에 권세를 누려온 존재에 불과했다."
작가는 기록의 부재에서 비롯된 상상력과 자전적 경험에,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초현실적인 제의극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군부와 신군부 시대를 여성화해 군부 독재 세력인 '미실'로 은유화했고, 이에 맞서 근 현대 민주화 세력의 표상으로서 '김덕만'을 대립하게 설정했다.
저자는 선덕여왕이 동로마의 문화, 그리스도교 문화를 습득해 동서양 천년의 지혜를 합해 통일의 기반을 만드는 리더십을 통해 어둠의 시대를 맞서 이겨냈다는 대서사시로 역사의 상식을 뛰어넘는 배경을 설정했다. 독자들은 불교가 통치 사상이던 시대, 선덕여왕이 공주 시절 서역을 유랑하며 동로마와 그리스도교 문화를 알았을까 하는 호기심과 함께 역사를 망라한 문화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한국에서 가장 외면받고 있는 문학 중 하나인 희곡을 문학의 원초적 힘을 가진 인류문화유산으로 보고 작품의 형태로 택했다. 작가 스스로 "시에서 진화한, 보다 직접적으로 세상에 맞서는 용기있는 행동"이 된 희곡 <무궁화의 여왕>은 "갈등과 위기를 겪고 있는 대한민국의 독자들에게 구원과 희망의 카타르시스가 될 것(정상조 국가 지식재산권위원장)"을 기대해 볼 수 있다.
한편 김지영 작가는 15년간 전 세계를 취재하며 편집해 온 선덕여왕 원작 소설과 무궁화 연대기 9부작 시리즈, 인천국제공항 전시 작품인 남산의 신화를 다룬 <어린 무궁화 공주>, 법정소설 <선악화> 등을 출간할 예정이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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