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인생의책 제공 |
추시타 패션 피버 지음│김부민 옮김│내인생의책
성(性)은 고정관념과 편견의 성(城)에 갇혀있다. 성을 다룬 책을 읽는 사람을 이상하게 보는 시선이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다. 공교육 안에서 성교육은 진행되지만 겉핥기에 그치기 일쑤다. 성관계를 가질 때 주의해야 할 점, 자위 방법 같은 건 인터넷 글이나 친구와의 대화, 잡지의 섹스칼럼에서 얻는 경우가 더 많다.
성인도 접하기 쉽지 않은 성 지식을 청소년에게 어떻게 전달해야 할까. 스페인의 청소년 성교육 유튜버 '추시타 패션 피버(Chusita Fashion Fever)'의 『이것은 성교육 책이 아님』은 성에 대한 정보를 자유롭고 솔직하게 담은 책이다. 남녀의 몸에 대한 정보는 물론 오럴섹스나 애널섹스, 다양한 체위 등 성인들도 얼굴을 붉히게 할 만한 설명과 일러스트도 포함돼 있다.
강렬한 표현과 묘사 사이, 책은 성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을 이야기한다. 연애할 때 어떻게 상대의 마음을 확인하고, 어떤 자세로 연인과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그리고 연인과 섹스는 어떻게 해야 하고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시시콜콜하게 알려준다. 자질구레해 보일 정도로 자세한 내용은 친한 사이에서만 들을 수 있는 조언처럼 느껴져 신뢰를 높인다. 그 친근함은 왜 콘돔을 껴야 하는지, 상대의 동의 없는 섹스를 왜 해서는 안 되는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성 인식의 왜곡이 줄어들면 성범죄는 줄어들고 성평등 인식은 향상된다. 이성에 국한하지 않고 LGBTQI의 섹스를 함께 이야기해 타인의 성을 수용하는 의식도 높여준다.
박새롬 기자 onoin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