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이렇게 눈이 왔나요? 세상이 온통 새하얗습니다. 눈이 부십니다. 집도, 거리도, 나무도 함박눈이 내려앉았습니다. 흰눈은 우리 마음을 포근하게 합니다. 상상의 나래로 우리를 데려갑니다. 떡가루처럼, 생크림처럼 막 뭉쳐 먹고 싶어지네요. 아침밥을 안 먹어서 그런가요? 지난 겨울은 함박눈이 귀했습니다. 그래서 겨울같지 않은 겨울이었습니다. 그걸 보상이라도 하듯 이렇게 눈부신 세상을 만들어 주다니요. 우울했던 마음이 즐거워집니다. 그런데 눈에서 향기가 납니다. 꿀벌도 윙윙거리며 분주히 왔다갔다 합니다. 뭐죠? 아하, 꽃들이군요. 벚꽃이 피었군요. 깜박 속았습니다. 그러면 어떤가요. 눈이든, 꽃이든 다 아름다우니까요.
우난순 기자 rain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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