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현 충남도 평생교육진흥원장 |
그 동안 인류학자들은 초기 인류의 수명이 40년이라고 추정해 왔는데 2019년 호주 연방과학원의 분자생물학자 벤저민 메인(Benjamin Mayne)을 비롯한 연구진이 인간의 유전자(DNA)에서 발생하는 DNA메틸화 현상-DNA염기(시토신)에 메틸기(CH3-)가 달라붙는 현상-을 분석해 나이를 추정하는 '수명시계모델'을 적용한 결과 인류의 원조인 '데니소바인'과 '네안데르탈인'의 자연수명은 37,8년으로 산출돼 인류학자들의 추정과 큰 차이가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인간의 수명이 영양 및 의료환경의 획기적인 개선으로 지난 200년 동안 인간의 평균수명이 2배 이상 늘어났고, 이는 기적에 가까운 급속한 연장이라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수명은 어디까지 늘어날 수 있을까? 2016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저명하다고 평가되는 영국의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린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대 연구팀에 따르면 세계 41개국 인구의 수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인간수명의 한계는 115세라고 하면서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고 주장했다.
반면에 캐나다 맥길대(McGill University)의 지그프리드 헤키미 교수는 과학적 분석을 통해 인간수명의 한계는 계속 확장될 것이며, 2300년이 되면 가장 길게는 150세까지 사는 사람이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지난 해 말 우리나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생명표'에 의하면 1970년 기대수명은 62.3세였는데, 이후 매년 증가해 2009년 80세를 돌파했고, 2018년에는 82.7세가 됐다고 발표했다.
또한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인구비중은 2019년에 14.9%로 세계 51위이고, 100세 이상 인구는 2만명을 넘어섰으며, 2045년이 되면 고령인구 비중이 37%를 웃돌아 세계최고의 고령국가인 일본의 36.7%를 추월하게 될 것이라고 통계청은 전망했다.
따라서 이런 추세라면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평균수명이 100세를 넘어서는 장수국가가 될 것이다.
평균수명이 60~70세였던 과거에는 초·중·고 정규교육만 받아도 평생 동안 먹고 살 직업을 구하고, 한번 정한 직장은 평생직장이 되어 정년퇴직하고 난 뒤에도 별다른 직장 없이 노후를 편안하게 보내는 것이 가능했지만 평균수명이 80세가 넘는 현재는 평생직장은 없어지고 평생직업만 남게 됐다.
평균 52세까지 25년 정도 일하고 은퇴해도 77세까지 25년을 더 일할 수 있는 시대가 됐으며, 앞으로 평균수명이 120세가 된다면 또다시 102세까지 25년을 더 일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동시에 더 좋은 직장으로 전직을 희망하거나 제2, 제3의 인생을 대비하기 위하여 공부하는 셀러던트(셀러리맨과 스튜던트의 합성어)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식과 기술이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와 인생 120세의 장수시대에 우리가 슬기롭게 적응하기 위해서는 인생 2모작을 넘어 3모작, 4모작과 같은 N모작 시대를 필수적으로 준비해야만 한다.
하지만 현실은 기술혁신과 4차 산업혁명으로 노동 유연성은 높아지고, 안전성은 점점 낮아져 제2인생 준비가 없는 50-60대들은 은퇴 후 자영업으로 몰려들었고, 과잉에 따라 대부분 몰락의 길을 걷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N모작 시대를 대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평생학습을 통한 '일자리 안전망 준비'를 제시하면서 앞으로 평생교육은 '에듀테크를 적극 활용하고, 직무교육 중심으로 사회현장과 밀착해서 이루어져야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사실 은퇴는 기대수명이 길지 않았던 시대에 퇴직하여 여생을 안락하게 보내도록 하는 사회적 제도였다. 하지만 인생 120세 시대에는 사회생활이 길면 길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수명이 길지 않았던 시대에는 '평생직장'이 이상적이었지만 장수시대에는 평생교육을 통한 '평생직업'을 준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노후설계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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