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트인 수평선 앞에서 크게 숨을 들이쉬고, 끝 모를 파도를 바라보며 지금 나의 고민이 참 사소하다는 깨달음을 얻곤 한다.
코로나19에 풀죽은 이때 바다를 생각하면 웃게 된다.
특히 올해는 좋은 소식 몇 가지가 충남 앞바다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먼저, 충남 서천 앞바다의 갯벌이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리라고 내심 기대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환경보호 국제기구인 유네스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난해 충남 서천과 전북 고창, 전남 신안, 전남 보성-순천의 갯벌을 찾아 현지실사를 마쳤다.
충남 서천의 유부도 갯벌이 세계자연유산 등재 대상지인데 장항항에서 뱃길로 20분 거리에 위치한 철새와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이 머무는 작고 귀한 섬이다.
바다 위에 드러난 섬보다 물이 빠졌을 때 펼쳐지는 갯벌이 훨씬 넓고 인적이 드물어 철새들의 천국이라고 한다.
오는 7월 개최되는 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서천 갯벌의 세계자연유산 등재 여부가 결정되는 데 등재 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은 국내 두 번째 세계자연유산이 된다.
올해는 또 바다 없는 충북에 바다가 만들어지는 해다.
해양수산부가 주관한 '미래해양과학관' 건립사업에 충북 청주시가 당당히 선정돼 해양생물을 보존하는 대규모 수족관과 해양체험관, 과학교육실을 갖춘 시설이 조성된다.
특히, 지난해 12월 내륙도시 충북도의 이시종 지사가 "바다 없는 충북도민에게 바다를 선물해달라"며 역발상을 호소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올해 시행될 갯벌법도 눈여겨 볼만한 호재다.
5년마다 갯벌 실태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에 따라 '청정갯벌'을 지정할 수 있고 여기서 생산된 수산물에 '청정갯벌'이라는 표시를 할 수 있게 됐다.
충남 앞바다 갯벌에서 어민들이 맨손어업으로 생산한 수산물에 '청정갯벌'이라는 브랜드로 출시하는 날이 멀지 않았다.
그러나 충남 앞바다에 웃을 일만 있는 건 아니다.
지난해 충청권에서 유병률이 유독 높았던 A형 간염의 원인이 오염된 갯벌에서 생산된 조개인 것으로 확인돼 올해에도 유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생활하수를 무분별하게 방류시켜 충남 서해 일부 갯벌이 오염돼 그 안에 서식한 조개에 바이러스가 잔존한 것인데 오염 갯벌 주변에 하수처리시설을 조기에 확충한대서 문제가 해소될 지 불안감은 지울 수 없다.
또 매년 여름이면 금강에 낀 녹조를 하류로 흘려보내 결국 서해에 방류하는 시스템이 해양 생물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걱정이다.
남조류의 유해물질이 염분농도가 낮은 서해 기수환경에 방류될 경우 마이크로시스틴LR의 강한 독성이 저서생물 체내에 농축될 가능성이 확인됐다.
세종=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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