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만 대전테크노파크원장 |
코로나19 사태는 대전 지역 바이오기업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전바이오 기업의 강점은 기초가 튼튼하며, 최소 10~20년 한길만을 바라보고 오랜 기간 대전광역시의 체계적인 지원과 대덕연구개발특구 생태계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역량을 축적해 왔으며 산병학연관의 유기적인 생태계 속에서 지속 성장해 왔다. 이를 기반으로 현재 대전광역시는 신동·둔곡지구 대동·금탄지구 부지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대전 지역 바이오벤처인들은 현장 연구자로서 신약과 의료기기 개발 등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다년간 연구 노하우를 축적해 왔으며, 이런 우수 연구자가 창업하고 개발한 성과들이 최근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 예로 대전테크노파크 바이오융합센터에서 인큐베이팅한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알테오젠, 제노포커스, 펩트론, 파멥신, 지노믹트리, 수젠텍 등 기업들이 성장해서 코스닥에 진입했고, 지금은 지역 바이오 생태계를 이끄는 탄탄한 버팀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 이들 기업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도 속속 진출하며 K-BIO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수많은 기업들이 해외 유수 기업들과 공동으로 신약을 개발하고 있고, 작년 한 해 지역 바이오기업들이 3천억원대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1조원이 넘는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시킨 기업이 나오고 있다.
그 간 다져온 R&D역량과 전문인력, 축적된 경험과 벤처정신은 대전 바이오 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시점에 와 있다.
이러한 시기에 '규제 혁파'와 '성장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바이오산업의 경우 대표적인 규제산업으로 각종 인·허가 등에 물리적, 시간적 제약을 받고 있다. 개발단계에서 생명윤리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안정성·유효성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져야 하고, 제품승인이나 신의료기술평가 등 거쳐야 할 단계가 산적해 있으며, 행정적 절차에 소요되는 기간도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진단기기에 대한 긴급한 사용 승인이 그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식약처의 신속한 승인으로 진단키트가 빠르게 개발되어 공급되었고, 이를 계기로 해외에서 수많은 주문을 받고 있다. 최근 미국 트럼프 대통령도 이 회사들의 제품을 미국시민을 위해 조기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직접 요청을 해오기도 했다.
규제 혁신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면, 지역적 측면에서는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바이오 기업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병원과의 긴밀한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이다. 다행인 것은 최근 대전시가 '바이오메디컬 규제자유특구'를 지정받으며 지역 3개 대학병원(충남대병원, 대전을지대병원, 건양대병원)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여 바이오기업이 연구개발 및 임상시험 과정에서 필요한 양질의 검체를 원할히 확보 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만들어가고 있고, 임상연구 및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제도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지역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중앙정부 차원의 규제 개선과 지자체의 노력이 합쳐져야만 그 힘이 배가될 수 있다. 지역병원과 지자체, 식양처, 보건복지부 등이 협업을 통해 치매나 대장암 같은 질환을 대상으로 한 테스트베드 사업을 시범적으로 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시민들도 대전에서 바이오 산업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최적의 테스트 시장이 만들어 질 것이다.
이미 대전은 바이오 산업을 위한 산병학연관 융복합 환경이 조성되었다. ICT와 R&D, 바이오 산업의 혁신적인 융복합을 통해 명실상부 대전이 '글로벌 바이오 허브 도시'로의 변신을 기대해 본다.
최수만 대전테크노파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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