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언니가 잠들면 난 구식 라디오 볼륨을 최대한 줄이고 늦은 밤까지 팝송을 들었다. 당시 신디 로퍼와 마돈나는 라이벌 구도였다. 누가 그렇게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비슷한 시기에 데뷔해 개성 강한 이미지와 노래를 불렀기 때문이다. 마돈나는 섹시함에서 단연 선두였다. 신디 로퍼는 발랄하고 귀여운 외모에 펑키한 머리가 인상적이었다. 신디 로퍼의 노래는 신났다. 울긋불긋한 머리와 부푼 스커트를 팔랑이며 무대를 휩쓰는 악동 소녀. 그치만 신디 로퍼가 데뷔했을 땐 벌써 나이 서른살이었다. 나이가 뭔 상관이람. 아, 신디 로퍼는 지금 뭘 하고 있을까. 이젠 나이도 꽤 들었을텐데. 나의 불안한 사춘기를 지배했던 아름다운 싱어들은 어디 갔을까. 그립다. 'Girls Just Wanna Have Fun'. 지금 들어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노래.
우난순 기자 rain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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