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뉴스를 접했을 때 불현듯 들었던 생각. '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을까'. TV나 SNS를 접하면 종종 외국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독일에서 6년째 유학 중인 오랜 친구는 코로나19에 대한 현지 반응을 이렇게 답했다. "팬데믹 선언 전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선언 이후에는 조금씩 경계 하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했고 정부의 지침이 있고나서야 외출을 자제하고 있지만 일부일 뿐이다."
한국도 첫 확진자가 나오기 전까지 설마 감염 되겠냐는 게 대다수였다.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증가세가 주춤하자 '이러고 지나가겠지'라며 방심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31번 신천지 확진자 이후 모든 것이 뒤집혔다. 대구·경북에서는 하루에 300~500명 가까이 늘어가는 확진자 수에 사람들은 마스크를 사려 3-4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진풍경(?)을 자아냈다.
한국인들이 마스크를 쓰는 이유로 가장 큰 이유는 '감염 우려'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마스크를 쓰지 않는 이유로 '감염 되겠나'를 들었다. 독일 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마스크 쓰는 문화가 낯설다. 중증환자나 의료진이 쓴다고 생각한다. 미세먼지, 황사를 겪은 한국과 다르다"고 말했다.
결국 문화적 차이에서 기인한다는 말이다. 매년 중국발 황사를 겪고 미세먼지까지 대비해야 하는 한국인은 마스크가 익숙하다. 미국, 이탈리아, 독일 등에선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공포감을 줄 수 있고 차별적인 시선을 불러일으킨다고 했다. 유튜브 인터뷰에서도 마스크 인식의 차는 더 명확했다.
모든 외국인들이 마스크에 대한 거부감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이탈리아의 경우 쓰고 싶어도 환자들이 속출하다 보니 마스크가 동이나 어쩔 수 없는 상황. 중증환자나 의료진에게 마스크를 양보하는 게 먼저였다.
한국인들이 너무 극성 맞은걸까? 문화적 차이는 인정한다. 하지만 수원 영국인 확진자가 보인 태도는 문화적 차이를 넘어 공중보건을 위협했다. 한국 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에서건 지켜야 할 공중보건 수칙이 있기에 한국에 왔으면 한국법을 따라야 한다.
스타일이 망가져서, 감염을 막는다는 보장이 없으니까, 이상하게 쳐다보니까 등 수 많은 핑계들. 마스크 착용을 떠나 개인위생수칙을 준수하는 것은 문화적 차이를 넘어 전 세계가 함께 코로나를 극복하기 위한 약속이다.
편집2국 박솔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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