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광장]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 1년의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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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광장]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 1년의 성과

송정호 대전둔산소방서장

  • 승인 2020-03-25 09:00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둔산 송정호
송정호 대전둔산소방서장
경칩과 춘분이 지났다. 봄꽃은 코로나19 감염증으로 힘든 우리의 상황도 모른 채 눈치 없이 피었다.

옛사람들은 춘분의 날씨를 보아 그해의 길흉화복을 점쳤다고 한다.

춘분에 비가 오면 병자가 적다고 하였는데, 춘분이었던 지난 20일에 날이 좋았던 것을 보니 속담이 맞는 법도 하다.

민선 7기 약속사업인 주택용 소방시설 무상 보급이 추진된 지 1년이 지났다.



주택용 소방시설 무상보급 사업은 민선 7기 약속사업으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동안 매년 2만 8000가구씩 14만여 가구에 무상으로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19년 사업결과 우리 시에서는 목표인 2만 8000가구보다 3546가구 웃도는 3만 1546가구에 주택용 소방시설을 설치했다.

취약대상인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에 우선으로 보급했고, 화재 취약지역인 10개 동에 소방시설을 보급했다.

지난해 우리 시 주택화재는 아파트를 제외하고 총 157건 발생했는데, 그중 주택용 소방시설로 화재피해를 줄인 사례는 37건으로 무려 23%나 된다. 주택화재 중 외벽, 계단, 옥상 등을 제외한다면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로 인한 화재 저감률은 더욱더 높아진다.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지난 3월 20일 오전 서구 갈마동 다가구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단독경보형 감지기의 작동으로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신고자는 안방에서 어린아이와 함께 있다가 주방에 설치된 감지기의 경보음을 듣고 화재를 인지해 119에 신고했고, 작은방 창고 일부만 소실되고 진화됐다.

또한 지난해 10월에는 집주인이 외출한 사이에 집에 있던 고양이가 인덕션(전기주방기기)의 전원을 켜면서 인덕션에 위에 놓여있던 조리도구에 불이 붙어 화재가 발생했는데, 주방 근처 천장에 설치된 단독경보형 감지가 작동한 소리를 들은 이웃 주민이 소방서에 신고하면서 화재를 초기에 진압했다.

집에 남겨진 고양이로 인해 화재가 발생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집주인의 부재를 단독경보형 감지기가 인지해 '화재알리미' 역할을 톡톡히 해낸 좋은 사례다.

최근 5년간 우리 시에서 발생한 주택화재 사망자는 전체 화재 사망자의 61.5%다. 주택화재는 그 규모는 작지만, 이로 인한 인명피해는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주택화재의 원인으로는 음식물을 올려놓고 외출을 하거나 음식 조리 중 잠이 든 경우, 담뱃불 취급 부주의가 많다. 주택용 화재가 특히 위험한 이유는 주로 심야시간대에 발생하고 커튼, 이불, 옷가지 생활용품 등 불에 잘 타는 재료가 많지만, 소방시설은 전무하기에 화재 발생 사실을 알게 됐을 때에는 이미 늦어버린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에 화재를 인지할 수 있는 단독경보형 감지기와 초기 진압을 위한 소화기는 필수다.

우리 시에서는 2020년에 3만여 가구에 주택용 소방시설을 무상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중증장애인, 독거노인 등 취약대상 1만 3092가구와 화재출동이 많고, 소방 출동로가 취약한 지역 1만 7000가구 등이 대상이다.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와 더불어 주택용 소방시설 의무설치를 지속해서 홍보해 나갈 계획이다.

코로나19 감염증으로 시민 모두가 위축되고 힘든 시기에 우리의 소중한 보금자리인 가정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는 그 어느 것보다 중요하다. 대전 시민 모두가 힘을 합쳐 코로나19 감염증을 이겨내어 벚꽃이 피는 아름다운 날이 오면 함께 모여 웃을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송정호 대전둔산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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