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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연·자우·이나경·정재환·유버들·이경희·위래·남유하 지음│황금가지
시간여행을 주제로 하는 타임리프 공모전의 수상 작품집이 출간됐다. 제3·4회 타임리프 공모전의 수상작 7편 및 온라인 소설 플랫폼 브릿G에서 선정된 초청작 2편으로 구성된 수록작들은 현대뿐 아니라 조선 시대, 일제 강점기, 게임 속 세상 등 다양한 시공간을 넘나들며 흥미를 자극한다. 개성적인 각각의 세계관에서 시간여행이란 소재가 어떻게 녹아들었는지 살펴보는 묘미도 놓칠 수 없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타임리프를 겪게 되는 이유와 반응은 다양하다. 남유하의 <뒤로 가는 사람들>의 주인공은 충동적으로 아내를 살해한 이후, 마치 되감기 버튼을 누른 듯 사람들이 뒤로 움직이는 것을 목격하며 시간이 돌아가는 현상을 경험한다. 심지어 죽은 아내도 되살아난 상황에 남자는 이를 '리와인드'라 명명하고 그 규칙을 알아내려 한다.
타임리프는 어떤 등장인물들에게는 해결해야 할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해도연의 <안녕, 아킬레우스>에는 시간이 반복되는 이상 현상의 원인을 찾아 해체하는 피터가 등장한다. 피터는 허가되지 않은 타임루프를 해결하기 위해 카페 러닝터틀을 찾아간다. 그러나, 시간 반복 현상을 만드는 능력자인 카페 주인을 설득해 순조롭게 해결될 듯했던 일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이야기의 시작에서 끝으로, 그리고 다시 시작으로 몇 번이고 돌아갈 수 있는 소설은 그 자체로도 리프 매체다. 실제라면 축복이 될 수도 저주가 될 수도 있는 타임리프지만, 읽는 이에게 즐거운 시간여행이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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