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문화재단은 지하 엘리베이터 이용을 차단하고 1층 정문으로 출입을 일원화하고 있다. |
지난 21일부터 적용된 출입 완화 대책에 따라 야근과 주말 근무 출입구가 지하 1층과 계단2 출입구로 늘어났다. |
대전문화재단 노조는 23일 '대전예술가의 집 출입 완화 2차 대응계획'에 따른 성명을 발표하고 정부 지침을 준수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앞서 대전시는 지난달 24일 '코로나19 심각단계 발령에 따른 임시폐쇄 권고' 공문을 문화재단에 내려보냈다. 그러나 한 달 만에 문화재단은 시설폐쇄에 따른 입주단체와 방문객들의 시설이용 불편을 해소한다는 목적으로 대전예술가의 집 출입을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였던 평일 출입시간은 오후 10시까지로 연장됐고, 주말에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시설을 개방한다는 게 핵심이다. 또 등록된 출입자 외 방문객의 경우 1층 로비에 마련된 접견 장소는 물론이고 모든 층을 방문할 수 있다.
대전문화재단 노조는 원형 구조의 건축물과 비좁은 사무실 공간을 고려한다면 더 철저하게 외부인은 막고 철저한 방역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집단감염 위험이 큰 시설은 보름 동안 운영을 중단해줄 것을 정부가 강력하게 권고하는 상황에서 대전예술가의 집만 자의적 결정으로 시설 폐쇄 완화와 관련된 판단을 할 수 있느냐"며 "내부 직원들의 감염 우려에 대한 방역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시나 공연도 없고, 입주기관인 대전예총 등은 내부 협조로 외부에서 회의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대전예술가의 집을 방문할 예술인과 민원인은 사실상 극소수라는 점도 노조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대전예총 등 10개 입주기관도 대전문화재단의 출입 완화 결정에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예총 관계자는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 재택근무로 대면 접촉을 피하고 있는 상황인데, 기관 협조 없이 이뤄진 이번 조치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각도의 비난이 쇄도하자 대전문화재단은 완화 시책을 긴급하게 수정했다. 출입 시간은 유지하되, 야간 사용 인원은 사전등록제로 차단하고, 1층 접견실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문화재단은 "문화재단은 물론이고 예총 회원들도 상주 인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출입을 통제하다 보니 주말이나 야간에 이용을 원하는 분들이 늘어났다. 전국 문화재단의 사례를 살펴본 결과 별도의 차단 방침이 없는 만큼 다소 완화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첫 폐쇄 방침이 워낙 강경했던 터라 완화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있음을 인지했고 방역에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시 관계자는 "사무공간 폐쇄가 아닌 다중이용시설 폐쇄 방침을 문화재단이 잘못 해석한 것 같다. 심각 단계의 위기경보가 해제되지 않는다면 당분간 시설폐쇄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전문화재단 노조는 자가격리와 돌봄휴가와 관련해 연가를 우선 소진하게 하는 문화재단의 방침에 대해서도 정부와 광역단체의 권고사항을 준수해달라고 요구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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