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찬 회장의 '대전체육회 예산 300억 시대' 공약을 지키고 지역 체육발전의 모멘텀을 마련하기 위해선 시티즌 예산 상당수를 흡수해야 한다는 것이 체육계 여론이다.
이에 대해 대전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며 신중한 모습이다.
22일 대전시와 시체육회에 따르면 대전시티즌은 지난해 시의회 본예산 편성에서 구단 운영비 등 60억 원이 책정됐다.
대전시는 2020년 예산으로 75억 원의 예산안을 편성했는데 15억 원(20%)이 삭감된 60억 원으로 축소됐다. 당시 예산안 심사에서 매년 고질적인 적자로 대전시 예산 지원 없이 구단 자체 운영이 어려운 시티즌에 막대한 시민들의 혈세를 지원한 데 따라 시의회가 제동을 건 것이다.
한 해 70~80억 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시티즌 최악의 보릿고개를 맞을 것으로 우려됐지만, 허태정 시장이 오랜 골칫거리였던 대전시티즌을 기업구단으로 전환하면서 한숨을 돌리게 됐다. 혈세 투입분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역 체육계에선 시티즌이 기업구단화(化)가 된 만큼 60억 원에 달하는 시티즌 예산을 항목 변경을 통해 사용돼야 하는 가운데 체육인들은 지역 체육을 위해 사용되기를 바라고 있다.
허 시장 또한 지난해 '대전 체육 가족 송년의 밤'에서 "시티즌 80억 원 지원 예산이 시민들에게 사용하게 됐다"며 "비용을 아끼고 잘 다듬어 체육 복지에 사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면서 체육인들에게 기대감을 안겼다.
지역 체육계 한 관계자는 "올해 편성된 시티즌 예산 모두가 체육계에 반영될 수 없지만, 절반 이상은 체육인들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며 "아직 예산 사용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아 답답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향후 시티즌 예산 항목 변경을 두고 의견이 첨예하게 가릴 수 있다는 게 체육계의 입장이다.
대전시는 시의회 승인을 거쳐 추경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검토 단계로 구체적인 방향성 정도만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시티즌 예산을 문화체육예산으로 돌려서 사용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지는 확정된 게 없다"며 "대전시티즌이 완전청산 된 게 아니기 때문에 언제 편성할지는 내부 검토 단계에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시체육회 관계자는 "시티즌 예산에 대해 시장님과 어느 정도 교감을 가진 상태로 생활체육 분야에 많은 지원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승찬 회장은 중도일보 초도방문에서 첫 성과로는 대전 시티즌 예산 전용을 꼽은 바 있다.
당시 이 회장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시티즌 전용예산 중 절반 이상을 받아와야 하지 않을까 한다"며 "공공제에 들어가는 예산 속성은 어느 영역이든 부족하다. 사업계획을 잘 짜서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혀 어느 정도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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